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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40대 초선 정희용 "뺄셈이 아닌 덧셈의 정치 보여주고 싶다"

기사입력 : 2020년06월06일 07:19

최종수정 : 2020년06월08일 08:50

보좌진 출신으로 국회 입성…1970년대생 40대 젊은피
"70년대생 여야 의원 모아 머리 맞댈 것…새로운 정치영역 열 것"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조만간 1970년대생, 40대 여야 초선 의원님들 모임을 만들려고 한다. 여야의 입장 차는 줄이고 양육 문제나 부모님을 모시는 일 등 같은 세대끼리 사회적 삶을 고민하는 것이다. 새로운 정치 영역을 열고,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뺄셈의 정치가 아닌 덧셈의 정치를 보여주고 싶다."

정희용 미래통합당 의원(초선·경북 고령성주칠곡)은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고 싶다고 연신 강조했다. 지금의 정치권 문화가 협력과 상생보다는 일방적인 승자독식의 구조이며, 이것이 후대에 안 좋은 선례를 남길 것이라는 우려다.

주도적으로 여야 의원들 간 만남 자리를 만들려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보좌진 출신으로 의원 자리까지 앉은 정 의원은 특유의 스킨십을 바탕으로 진영과 이념을 떠나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희용 미래통합당 의원. 2020.06.04 leehs@newspim.com

다음은 정희용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당선 소감은?

▲ 우선 새로운 정치인을 원했던 지역주민들, 국민들에게 감사드린다.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담겼다고 생각한다. 경제도 힘들고 답답한데 정치인들이 일방적이고,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된 것 같다. 여러 가지 과정을 겪어 당선이 됐는데 지역민들 기대에 부응하도록 더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또 국민, 지역민들과 소통을 잘 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정치를 해야겠다고 각오하고 있다.

-20여 년 전 보좌진으로 정치에 발을 들였다. 그 때와 비교해 현재 보수당이 부진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그간 당을 이끌어 오셨던 분들이 열심히 하신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 당의 방향과 국민들이 생각한 방향이 궤도가 달랐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코로나를 겪으며 경제가 어려워 정부에 많이 실망했고, 그 힘든 사정에 공감해주길 바랐는데 우리가 그 부분에 공감을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 재정지원금 부분에 있어 발 빠르게 대처해야 했는데, 저희는 재정건전성을 고민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바람에 당장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과 호흡이 잘 안 맞았다.

또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막말. 국민들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들을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준 것이 아닌가 한다. 정치인들이 나와 같기를 바라지만, 지도자로서 품격 있기를 원하는 것도 국민들의 마음이다. 중도층이 그 부분에서 실망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여당이 예산안과 공수처법, 선거제도 강행처리를 할 때 우리가 거리에서 투쟁을 했지만 그것이 국민들에게 어떤 손해로 돌아가는지 잘 홍보하지 못했다. 또 우리 세력들이 하나로 완전히 통합하지 못하고 분열되어 있었던 것도 패배의 원인이다.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4연패라는 전무한 사례가 나왔다.

-보수가 재기하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보나.

▲ 결국은 국민공감능력이다. 이념에 따라서 경직되면 안 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실용을 이야기 했는데, 그 부분에 동의한다. 이념에 경도되지 말고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선제적으로 짚고, 국민들과 공감하고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이념에서 조금 벗어나야 한다. 그동안 우리가 전통적으로 지켜오려고 했던 가치들도 지키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을 고민 하고, 이기는 선거를 위한 일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들을 고수하다가 선거에서 의석수가 이렇게 차이나니 더 이상 지킬 수 없는 무력한 상황이다. 이를 잘 정리해 이기는 선거를 해야 한다. 그게 첫 번째다.

더불어 국민들 마음을 얻으려면 우리가 적은 정당이지만 협치하고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103석밖에 안 되는 미래통합당이 이렇게 열심히 하고 상생하자고 하는데 여당이 너무 힘으로 밀어 붙이는 것 아니냐, 잘못됐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 내부적으로도 김 위원장이 오셨으니 목소리를 내실 텐데, 치열한 토론은 해야겠지만 결정이 된다면 단합해서 하나된 목소리를 낼 필요도 있다. 지지세력 간 이견이 있다면 충분히 조율하고, 조율되면 미세한 차이가 있더라도 힘을 모아 같이 나가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2년 뒤 대선에서 다시 이기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김종인 위원장이 언급하는 '탈보수', '기본소득' 등에 대한 당 내 논란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김종인 위원장이 말하는 탈보수가 자유주의 진영을 버리자는 것이나, 진보적인 길로 가자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념의 시대가 지나갔다는 생각인 것 같다. 정당이 가치에 경도되면 안 되고, 국민들이 어려운 시대, 바뀐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놔야 한다는 취지인 것 같다. 그 부분에는 동의한다.

기본소득의 경우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가 되면 새로운 산업의 변화들이 생길 텐데, 변화 과정에서 어려운 국민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 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은데, 동의한다.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 다만 기본소득의 구체적 내용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것을 최소화 하면서 추진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진보 진영에서 기본소득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 재정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응해 국가 재정도 지키고 국민들의 실생활에 다가갈 수 있는 정책들을 구사해야 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희용 미래통합당 의원. 2020.06.04 leehs@newspim.com

-최근 당 내에서 뜨고 있는 3040 세대다. 당 내 젊은 정치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 아직은 조금 더 지켜보고 있다. 비슷한 생각들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적당한 시점에 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지금도 할 말은 하고 있다. 지금은 민주당을 상대로 승자독식 정치문화를 바꾸자, 통 큰 양보를 통해 상생하는 정치를 하자고 자주 이야기 하고 있다. 어제도 민주당 원내부대표 포함해 민주당과 통합당 초선 의원들이 만났다. 거기서 '일하는 국회를 말씀하는데 일할 수 있는 국회가 되도록 양보 해달라'고 제안했다. 힘이 있는 쪽에서 양보해야 한다.

-21대 국회가 시작부터 여야 협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 21대 원 구성 협상 논의처럼 일방적인 처리는 문제가 있다. 승자독식의 구조다. 역사는 반복이 될 텐데, 안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다른 진영이 다수당이 되면 어떻게 할 건가. 과거 우리가 힘들게 승자독식 문화를 바꾸면서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장치들이 생기지 않았나. 그걸 무력화 시켜서는 안 된다. 이 부분은 존중하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정치 문화를 바꿀 필요도 있다. 모든 정치와 정권은 공과(功過)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과를 너무 부각시켜 스스로 국격을 갉아먹는 경향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정부의 공을 부각해 국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 정부도 나중에 공과 과가 있을 텐데 여러 문제가 양산될 수 있다. 하지만 '과'에 대한 부분은 역사의 판단으로 맡겨야지 다 들추면 더 이상 미래로 가기 어렵지 않나 한다.

-21대 국회에서 꼭 관철시키고 싶은 법안이 있다면?

▲ 선거 때부터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이야기했다. 지방 인구가 계속 줄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틀을 가지고 대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행정의 틀을 바꿔 주민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해주면 인구가 늘어난다. 그 다음에는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높여줄 수 있다. 농업지역은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고 기업은 이윤창출을 높여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것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행정 틀을 바꾸고 싶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이 너무 경직되어 있어 탄력적인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저임금제와 근로시간제 문제가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최소화시키는 것일 수는 있지만, 근로자들의 소득 증대를 통해 전체적인 경제성장을 가져온다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탄력성을 줘야 한다. 경제가 어려운데 계속 고집하면 안 된다. 우리보다 사회보장 장치가 강화되어 있는 독일도 난국에 있어서는 기업 법인세를 인하해주고 근로시간제와 최저임금을 탄력적으로 한다고 한다. 우리도 이 경제기조를 수정하지 않고는 다시 경제를 일으킬 수 없다.

-앞으로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 아직 구상 중에 있는데, 빠른 시간 안에 가칭 '40대, 1970년대 생 여야 초선 의원님들 모임'을 만들고 싶다. 여야 입장을 떠나 같은 세대가 하는 고민이 있지 않나. 양육이든 부모 봉양이든 사회적 삶을 고민하는 세대끼리 모여 '40대들이 모여 새로운 정치영역을 열어가는구나' 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제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빠른 시간 안에 의원님들 25명(여야 71년생~79년생)을 모으려 한다. 나중에 또 필요하면 확대도 해 볼 생각이다. 새로운 정치문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뺄셈의 정치가 아닌 덧셈의 정치를 보여주고 싶다. 정치인들이 국민들로부터 분노의 대상이 아닌 인정받는 대상이 돼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잘 뽑았다!' 싶은 의원이 되고 싶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제가 정치를 그만 둘 때도 저를 지지해주셨던 분들에게 '열심히 했던 친구다, 2020년 4월에 잘 선택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의정활동을 하고 싶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희용 미래통합당 의원. 2020.06.04 leehs@newspim.com

◇정희용 의원 약력

1976년생
1995년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2002년 주진우 전 의원실 비서
2016년 나경원 전 의원실 보좌관
2018년 송언석 의원실 보좌관
2018년 이철우 경북도지사 경제특별보좌관
2020년 21대 국회의원
2020년 미래통합당 원내부대표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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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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