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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산 구름…리얼리티를 뛰어넘는 김인옥의 채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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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맑고 정감어린 채색화로 국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화가 김인옥이 5년 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김인옥은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의 류미재(流美齋) 갤러리에서 지난달 초대전을 개막했다. 류미재갤러리는 양평 남한강변의 복합문화공간 봄파머스가든 내에 위치한 화랑으로, 김인옥은 이 곳에서 지난 2014년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이번 작품전에 김인옥은 30년 가까이 살고 있는 양평군 강하면 항금리의 전원풍경을 그린 '기다림' '항금리 가는 길' 시리즈 등 총 20점을 내걸었다. 출품작들은 평온하고 목가적인 도시 근교의 자연을 담은 풍경화들이다. 또 고즈넉한 전원에 살며 느끼는 일상을 일기처럼 담은 회화도 나왔다.

김인옥의 풍경화는 눈 앞에 펼쳐진 자연을 그대로 그린 게 아니다. 풍경화이긴 하되 마음 속에 새겨진 풍경을 그렸다는 점에서 그만의 독자성을 지닌다. 때문에 그의 회화는 구상과 추상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현실과 초현실을 가뿐히 오간다. 어느 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대상을 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 대로 자유분방하게 그린 김인옥의 회화는 '심상의 풍경화'에 가깝다.

우리 앞의 풍경을 정형화된 방식으로 리얼하게 묘사한 풍경화는 많지만, 김인옥처럼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풍경을 자유분방하게 표현한 회화는 흔치 않다. 그의 그림에선 대상을 함축하거나 변형하고, 생략하는 시도가 무시로 일어난다. 그래서 김인옥의 작품 앞에 서면 많은 궁금증을 품게 된다. 도대체 나무들은 왜 하늘을 붕붕 날고 있을까, 꽃들은 왜 점으로만 묘사됐을까 하고. 그리곤 작가가 구현한 조형의 세계로 스르르 빨려들게 된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김인옥 <항금리 가는 길,15-123>, 130x162cm, 한지 위에 채색, 2015. [사진=류미재 갤러리] art29@newspim.com

탐스런 녹색잎을 가득 품은 미루나무들이 도열하듯 하늘로 뻗은 '항금리 가는 길'이 그렇다. 무성하다 못해 터질 것같은 몸체에 비해 나무들의 기둥은 더없이 가늘다. 잔가지들도 찾아볼 수 없다. 매스 덩어리처럼 집단을 이룬 나무들 아래로는 노란 꽃이 지천으로 피어 마치 꽃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하다. 석양 하늘에는 눈썹 모양의 구름이 무심히 떠다닌다. 장욱진의 나무 그림과는 또다른, 초현실적 분위기가 물씬 감도는 색다른 풍경화다. 낙원이 있다면 저런 풍경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김인옥 <기다림 9-101>, 60.5x73cm, 한지 위에 채색, 2019. [사진=류미재 갤러리] art29@newspim.com

은빛 물뿌리개 위에 솜사탕처럼 가뿐한 동그란 나무들이 가득 담긴 '기다림'이란 작품에선 작가의 위트가 느껴진다. 나무란 것이 한번 자리를 잡으면 꼼짝달싹할 수 없이 그 자리를 지켜야 하지만 작가는 그 나무를 민들레홀씨처럼 가볍게 표현해 공중을 마음껏 유영하게 만들었다. 솜사탕마냥 가벼워진 핑크빛 나무는 김인옥이 아니고선 나올 수 없는 지구상 유일한 나무일 것이다. 아니, 보는 사람에 따라선 그냥 솜사탕으로 여겨도 무방하다. 작가는 그저 나무에 자유와 해방을 부여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림이니까 가능한 낭만적인 발상이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김인옥 <항금리 가는 길-푸른 산 14-102>,100x200cm, 한지 위에 채색, 2014. [사진=류미재 갤러리] art29@newspim.com

이번 전시에 출품된 김인옥의 연작 중 조금 색다르고, 묵직한 작품인 '푸른 산'의 모티프는 중국 여행길에서 비롯됐다. 베이징하계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에 체류하며 작업도 하고, 전시기획도 하던 작가는 베이징 도심에서 자동차로 세 시간여 걸리는 명대에 조성된 찬디샤라는 산간 오지마을을 찾았다가 압도당한 적이 있다. 외세의 침입을 피해 주민들이 산간벽지로 집단이주해 만든 마을에서 무언가 형언키 어려운 절실함을 느낀 것이다. 오지 중의 오지였던 그 산간마을의 겹겹이 쌓인 산과 계곡 위 주민들의 집터를 보며 짙푸른 석채의 장엄한 파노라마 풍경이 탄생하게 됐다.

이후 푸른 산 시리즈는 밝고 경쾌했던 기존 김인옥의 연작과는 달리 오로지 산과 산이 중첩되는 가운데 짙푸른 심연 속으로 빨려들어갈 듯한 깊이감을 선사한다. 자세히 뜯어보면 찬디샤 주민들의 작은 집이 둥근 산 위에 살짝 얹혀져 있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산들은 도도하고, 고즈넉하다. 채색화만이 줄 수 있는 청량감과 격조, 완성도를 이 연작은 여실히 보여준다.

물론 김인옥도 대상을 예리한 눈으로 관찰하고, 또 관찰한다. 하지만 그의 화폭에 구현된 그림은 자신의 눈으로 감지한 대상을 자유자재로 형상화해 낭만과 즐거움이 흘러넘친다. 대학시절 동양화를 전공한 탓에 고전으로 전해지는 전통서화를 무수히 임모하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스케치한 뒤 그 선 속에 색을 입히는 작업을 그 역시 오랜 기간 수련했다. 출중한 데생실력 때문에 그 과정에서 교수진으로부터 찬사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김인옥은 답답했다. 전통을 그대로 답습하기 보다는 마음이 가닿는대로, 물 흐르듯 그리고 싶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김인옥 <기다림(브로콜리)>. 91x73cm, 한지 위에 채색. 2019. [사진=류미재 갤러리] art29@newspim.com

자연이며 물체를 그 누구보다 리얼하게 묘사할 자신은 있지만 나만의 조형세계를 다져가고 싶었던 것이다. 이후 현실을 초월해 마음 속의 이상향을 현대적인 어법으로 구현하기 위해 여러 모색과 실험을 거듭했다. 그 결과 함축과 생략, 변용과 차용을 끝없이 시도하게 되었고, 미술대전에 출품해 특선도 수상했다. 차분하면서도 평온한 서정과 자유로움을 선사하는 김인옥의 그림은 한국은 물론 중국과 미국에서도 호응이 높다. 특히 중국에서는 맑고 깊은 색채와 완벽한 미감을 구현한 완성도가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들어서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것들을 화폭에 커다랗게 구현하는 작업도 시도 중이다. 싱싱한 브로콜리를 한 그루의 튼실한 나무처럼 표현한 작품 등에선 신선한 발상이 느껴진다. 작가의 눈에 포착되면 무엇이든 차용과 전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김인옥은 한지를 세번 겹친 삼합지 위에 그림을 그린다. 두꺼운 한지에 아교에 석채와 분채, 호분을 섞어가며 채색작업을 한다. 채색작업이 늘 그렇듯 섬세한 공력과 오랜 시간을 투입해야만 비로소 한 점의 작품이 완성된다. 때로 한지 위에 먹으로 번지는 발묵효과를 낸 뒤 그 위에 채색으로 오브제들을 과감하게 올리는 작업도 시도한다. 르네 마그리트, 마르셸 뒤샹이 시도했던 것처럼 초현실적인 회화가 발묵과 채색을 통해 구현돼 흥미롭다. 제한된 재료를 갖고 다양한 조형성을 추구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김인옥이 데뷔 이래 40년 넘게 나무, 꽃, 산을 즐겨 그리게 된 것은 어린 시절 금강변에 살며 아름다운 자연을 원없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의 뇌리에 지금도 강렬하게 각인돼 있는 강변의 무성했던 미루나무 군락, 금강 위로 반짝이던 햇살, 가을마다 노랗게 붉게 물들던 단풍, 겨울 눈내린 강가가 오늘도 여전히 그로 하여금 자연에 몰입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김인옥은 "부모님을 따라 충남 강경으로 이사해 5세 무렵부터 3년을 살았다. 그 때 강변에 도열하듯 심어져 있던 커다란 미루나무들이 지금도 눈 앞에 펼쳐지듯 생생하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어린 내게 선사했던 싱그러움과 풍성함은 너무도 압도적이었다. 그 때문에 나뭇가지 하나하나를 세세히 그리기 보다 타원형의 덩어리로 표현하고 있다. 또 나뭇잎도 녹색 뿐 아니라 주황, 주홍, 분홍, 흰색까지 자유롭게 넘나들게 되었다. 갑갑한 나무에게 해방의 자유를 선물하고 싶어 분홍색 솜사탕처럼, 민들레 홀씨처럼 하늘을 나는 형상으로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미술평론가 장 루이 쁘와뜨벵은 "김인옥의 작품은 자연으로 열린 창문처럼 나타나 있다.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이는 이상적인 세계를 나타내는 꿈같은 세상이다. 동시에 김인옥은 우리를 낯설고 특이한 공간에 들어오게 한다"고 평했다.

김인옥의 가족은 예술가 가족이다. 남편인 김강용은 모래와 물감으로 벽돌을 그리는 '벽돌화가'이자 개념미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딸인 김재원 또한 6번의 개인전을 가진 화가다. 세 사람은 모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동문이기도 하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일정한 고정수입 없이 작업과 전시를 통해 생계를 꾸려가는 이들 예술가족에게도 빨간 경고등을 켜지게 했다. 오는 9월 성곡미술관 전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가질 김강용도, 자택 근처 화랑에서 개인전을 막 개막한 김인옥도 힘든 시기를 통과 중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오늘도 화폭 앞에 앉아 묵묵히 작업을 이어간다. 잔인한 4월이 지나고, 나뭇잎이 더욱 푸르러지면 그들의 작업 또한 깊어질 것이다. 현실은 암울해도 진심은 언젠간 통하리라 믿기에 작가들은 붓을 놓지 못한다. 김인옥은 "전시가 열리는 류미재갤러리 앞마당에 올해도 튤립이 화사하게 피었고, 유채꽃도 눈부시다. 뜻밖에도 많은 이들이 전시장을 찾아 차분히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며 "험난한 상황이 계속되더라도 대다수 작가들은 감내해낼 것이다. 왜냐면 수월했던 때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작업만 술술 잘 된다면 바랄 것이 없다. 나 역시 매혹적인 자연을 더욱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고 토로했다. 김인옥의 개인전은 6월 17일까지 계속된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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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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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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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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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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