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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의 고요한 작품, 코로나19에도 뉴욕 사로잡다

기사입력 : 2020년03월18일 15:28

최종수정 : 2020년03월18일 19:57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한국 미술가의 고요한 작품이 코로나19에도 뉴욕 예술계를 사로잡았다. 한국 출신으로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김민정(57)이 지난 4일 뉴욕 첼시의 힐 아트 파운데이션(Hill Art Foundation)에서 개인전을 개막했다. 개막식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뉴욕 예술계의 저명한 인사들과 뉴요커들이 운집해 깊고 그윽한 김민정의 한지 작업을 음미했다.

김민정이 초대받은 힐 아트 파운데이션은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자선사업가 J. 톰리슨 힐(72)이 뉴욕의 예술중심지 첼시에 새로 설립한 뮤지엄이다. 리먼 브러더스 등을 거쳐 현재 블랙스톤자산운용 부회장으로 있는 힐은 아내인 제니 힐과 함께 오랫동안 미술계를 누비며 다양한 작품을 수집했다. 파블로 피카소, 프란시스 베이컨, 사이 톰블리를 비롯해 근대 명작과 르네상스 조각 컬렉션은 특히 유명하다.

힐 부부는 자신들의 컬렉션을 여러 미술관에 기증하거나 대여했는데, 본격적으로 소장품을 선보이기 위해 2019년 봄 첼시에 미술관을 오픈했다. 부부의 미술관에서는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인 크리스토퍼 울(Christopher Wool)과 찰스 레이(Charles Ray)가 초대전을 개최한 바 있다. 아시아 작가가 이 곳에서 개인전을 갖는 것은 김민정이 처음이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뉴욕 힐 아트 파운데이션에서 열리고 있는 김민정 작품전 전경. [사진=©Hill Art Foundation, Photo by Matthew Herrmann] 2020.3.18 art29@newspim.com

자신의 이름인 'Minjung Kim'을 전시타이틀로 내걸고, 오는 6월 24일까지 전시를 여는 작가는 한국의 수채화와 서예의 전통을 서구의 미니멀리즘및 추상과 결합시킨 대표작 37점을 내걸었다. 차분하면서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김민정의 작품은 그동안 해외 주요기관으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아왔는데 이번에 뉴욕의 명문 뮤지엄에서 제대로 선보이게 된 것이다. 김민정은 뉴욕 전시와 함께 독일의 랑겐 파운데이션에서도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번 김민정의 뉴욕 개인전은 아시아 소사이어티미술관의 디렉터인 탄분후이(Boon Hui Tan)가 큐레토리얼 어드바이저로 참여했다. 탄분후이는 한지와 종이, 불의 상호작용을 통해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만드는 김민정의 작업을 높이 평가해온 큐레이터다. 그는 "김민정의 예술적 실천은 동아시아 문인들의 전통을 증류하거나 흡수함으로써 동시대 추상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작가의 실천은 먹, 물, 종이, 접착제, 불 등 매우 제한된 재료들을 사용해 다채로운 색조, 형태, 질감, 그리고 감정적 고조를 지닌 비범한 작업으로 창조된다"고 평가했다.  

김민정의 콜라주 작업은 섬세하면서도 특별한 방식을 통해 완성된다. 작가는 뽕나무의 속껍질로 만든 한지에 불을 붙여 가장자리를 태우거나 향으로 미세한 구멍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지 조각들을 화면에 조화롭게 배치하거나 수 천개의 한지 조각을 층층이 겹쳐 질서와 균형을 찾아간다. 이 모든 과정은 마치 수련 또는 명상과도 같다. 불과 향을 다루는만큼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 때 작가의 호흡과 몸짓의 리듬은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김민정 'Mountain' 2014, Ink on mulberry Hanji paper, 111x159.5cm [사진=©Minjung Kim, Photo by Matthew Herrmann,갤러리현대] 2020.3.18 art29@newspim.com

김민정의 작업에서 한지를 태우는 '불'의 파괴적 측면은 아이러니하게도 창조적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원천이 된다. 한지는 이 태움의 과정을 통해 다시 자연의 일부로 회귀하며, 이러한 순환과정은 김민정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작가는 "태우기는 선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됐다. 나는 불을 다루면서 자연의 힘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절제의 감각을 느끼게 됐다. 이것은 일종의 반복, 즉 대나무의 마디같은 데서 볼 수 있는 '정지와 죽음'을 내포하는 반복을 시각화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작가는 동양 회화의 출발점인 먹을 작품에 적극 활용한다. 광주에서 태어나 아홉살 때부터 서예와 수채화를 공부한 작가에게 먹은 매우 익숙한 재료다. 먹의 농담을 깊고 미묘하게 조절하며 켜켜이 쌓아나가는 김민정의 'Mountain' 연작은 전통 산수화풍경을 동시대 추상회화의 맥락과 영역으로 확장한 대표작이다. 

또한 'Phasing' 시리즈는 한지와 먹, 불의 세계를 한 화면에 구현한 연작이다. 먹을 머금은 붓으로 한지에 일필휘지하듯 힘차게 붓질을 한다. 빗방울처럼 한지에 스민 먹방울, 작가의 역동적인 몸짓을 떠올리게 하는 먹의 파편이 싱그럽다. 작가는 먹이 떨어진 자리에 얇은 한지를 덧대고 그 윤곽을 그리고, 이를 다시 향으로 그을려 구멍을 내며 한지의 화면을 비워낸다. '채움과 비움'의 긴 과정을 통해 완성된 김민정의 다이나믹하면서도 시적인 화면은 관객에게 '균형'의 본질을 성찰하게 한다. 태운 것과 남은 것, 검정 먹과 한지의 흰 여백이 어우러지며 화면에는 서정적인 여운이 감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김민정 'Phasing' 2017. Mixed media on mulberry Hanji paper. 208x 144cm [사진=©Minjung Kim, Photo by Matthew Herrmann,갤러리현대] 2020.3.18 art29@newspim.com

김민정은 홍익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이탈리아 밀라노의 브레라미술학교에서 유학했다. 이후 20여년간 이탈리아, 스위스, 중국, 영국, 미국, 이스라엘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2012년 로마의 마르코현대미술관, 2017년 싱가포르의 에르메스파운데이션, 2018년 런던 화이트큐브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중 베니스 카보토궁에서 열린 전시에서 '빛, 그림자, 깊이'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고, 2018년 광주비엔날레에도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이탈리아 토리노의 폰다치오네 팔라초 브리케라시오, 영국 브리티시뮤지엄 등에 소장돼 있다. 현재 갤러리현대 전속작가인 김민정은 2020년 가을에는 서울 갤러리현대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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