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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에서 백두] 백두산 낙엽을 기다리며…천지 눈앞에 두고 대장정 마침표

기사입력 : 2019년11월15일 10:32

최종수정 : 2019년11월15일 10:40

영하14도·눈바람...백두산 천지는 '다음'
진한 아쉬움..."내년에 다시 오겠다"
제주 한라산은 완벽한 날씨로 환영
남·북 온도차 그대로...북에 낙엽 선물

[통화=뉴스핌] 이학준 기자 = "왜 하필 오늘 눈이 오는지…내년에 다시 와서 꼭 천지를 보고 가겠습니다."

한라에서 백두를 철길과 뱃길로 답사하는 '한반도 평화기원 탐방단'이 약 일주일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15일 귀국했다. 맑고 청명한 날씨로 탐방단을 반겼던 남한 최고(最高) 한라산과 달리 한민족의 영산(靈山) 백두산은 악천후로 끝내 등반을 허락하지 않았다. 한민족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이번 탐방에 참여한 대학생 11명과 고등학생 7명은 진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음을 기약했다.

◆ 영하 추위에 눈까지...하늘이 허락하지 않은 백두산 천지

탐방단이 백두산 천지에 등반하기로 예정된 지난 13일 중국 통화시에는 새벽부터 거센 빗방울이 내렸다. "백 번 올라가야 두 번 천지를 볼 수 있다고 해서 '백두산'이라 불린다"는 현지 가이드의 농담 섞인 경험담이 불안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곧 비가 그치지 않겠냐는 소망은 이내 안타까운 현실이 됐다. 영하 14도까지 떨어지는 추위에 빗방울은 눈으로 바뀌었다. 중국 당국은 통화에서 백두산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전면 통제했다. 백두산 등산로 4곳 중 하나인 '북파'는 이미 등산 금지령이 떨어진 뒤였다.

[통화=뉴스핌] 이학준 기자 = 백두산 천지 등반을 하지 못한 한반도 평화기원 탐방단이 중국 백산 고속도로 입구 앞에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2019.11.15 hakjun@newspim.com

통제된 고속도로 입구 구석에 탐방단원들이 탄 버스가 멈췄다. 안전 문제로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백두산 천지 답사를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다음이 내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아니면 남북분단의 시간인 70년 뒤가 될지는 알 수가 없었다. 마치 현재 남·북의 '온도 차'를 하늘도 알고 있는 듯했다.

탐방단원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쉬움이 목에 걸려 잘 삼켜지지 않았다. 곳곳에서 "어제는 맑았는데 왜 하필 오늘이냐", "개인적으로 백두산을 올라 천지를 찍은 사진을 공유하겠다", "내년에 같은 내용의 탐방이 있다면 다시 참여해 천지를 보겠다"는 말이 나왔다.

◆ 가까운 듯 멀고, 잘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는 '북한'

백두산 천지의 아쉬움을 덜어내기 위해 탐방단은 중국 단동 내 북한이 운영하는 식당에 들렀다. 식당 종업원은 검은색 구두를 신고 검은색 바지에 빨간색 상의를 입고 있었다. 촌스러운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핏(Fit) 좋은' 옷이었다.

[단동=뉴스핌] 이학준 기자 =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끊어진 압록강 철교 끝에서 바라본 북한 평안북도 신주의시 모습. 북한과 불과 472m 가량 떨어져 있다. 2019.11.13 hakjun@newspim.com

머리 모양도 제각각이었다. 자유롭게 각자 스타일을 추구한 듯 보였다. 눈썹부터 아이라인까지 화장이 다소 진해 보이는 종업원도 있었다. 한 종업원 왼쪽 가슴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글씨와 함께 자신의 이름이 적힌 배지가, 반대편 가슴에는 명품 브랜드 샤넬 브로치가 달려 있었다.

탐방단이 찾은 식당에서 식사하던 북한 남성 3명 중 1명도 해외 브랜드 폴로 랄프 로렌 셔츠를 입고 있었다. "북한 여자들은 해외 명품 화장품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며 "남편들도 부인에게 '명품백'을 선물한다"던 중국 현지 가이드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탐방단원 이정형(26) 씨는 "평소 상상했던 북한 사람은 옷이 허름하고 굉장히 야윈 모습이었는데 실제로는 전혀 딴판이었다"며 "엘리트에다가 잘 사는 사람들 같았다"고 했다. 북한을 글로 배웠거나 철지난 색안경을 끼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탐방단원들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 북에 전달된 '낙엽' 

탐방단은 결국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예정된 귀국길에 올랐다. 동방명주호(단동페리)를 타고 바닷길을 건너 15일 오전 인천항에 도착하는 것으로 이번 탐방의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9일 서울을 출발, 제주 한라산을 거쳐 북한 신의주시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의 국경도시 단동까지 간지 약 일주일 만이었다.

[제주=뉴스핌] 이학준 기자 = 한라산 백록담 정상. 2019.11.11 hakjun@newspim.com

한라와 백두를 영상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탐방에 참여한 서원빈(19) 씨는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보던 모습보다 더 웅장했다"며 한라산 정상에서 본 백록담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한 탐방단원은 한라산을 등반하며 간직한 낙엽 하나를 중국에서 방문했던 북한 식당 종업원에게 몰래 선물로 줬다. 선물을 받은 종업원이 어떤 심정이었는지, 그 선물을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탐방단원은 '백두산 낙엽'이라는 긍정적인 답장을 기다릴 뿐이다.

이번 한라에서 백두까지 탐방은 SRT 운영사 SR이 인천항만공사, 한국해운조합, 사단법인 한중카페리협회와 공동으로 준비했다. 한민족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한편 SRT와 연계해 인천항과 중국을 오가는 국제카페리 관광에 활기를 불어 넣겠다는 취지다.

SR은 차후 사업성 검토, 수요 조사 등을 통해 이번 탐방을 초·중·고 학생들의 주요 수학여행 프로그램이나 효도 관광 상품 등으로 만들 방침이다.

 

hak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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