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범호, 통산 17개 만루홈런으로 이 부문 1위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한화 이글스로 유니폼을 처음 입은 이범호가 한화와의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다.
이범호(38)는 지난 18일 KIA 타이거즈를 통해 은퇴 의사를 밝혔다. KIA 구단은 2011년부터 KIA 유니폼을 입고 꾸준한 활약을 펼친 이범호에게 7월13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서 은퇴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KIA는 통산 1995경기를 뛴 이범호가 20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1군 엔트리에 합류시켜 5경기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범호는 19일부터는 1군에 올라 선발 출전은 아니지만, 중요한 순간에 대타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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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이범호가 그라운드를 떠난다. [사진= KIA 타이거즈] |
이범호는 지난 2000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해 2009년까지 한화에서 활약했다. 이후 2009년 11월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진출, 2011년 1월 KIA로 돌아와 '꽃범호'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2006년과 2009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이범호는 '만루포의 사나이'라는 또 하나의 별명을 갖고 있다. 개인 통산 17개의 만루홈런을 기록한 이범호는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깨지기 쉬운 기록이 아니다. 역대 2위는 12개를 친 심정수(은퇴)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강민호(삼성)와 최정(SK)이 나란히 11개로 가장 많은 만루포를 기록했다. 만루라는 찬스는 쉽게 오지 않는다. 특히 대량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들의 부담감은 한층 높아진다.
이범호는 19일 SK전을 앞둔 인터뷰에서 "언론이나 팬들이 선수들을 만드는 것 같다. 그 전까지 만루홈런을 많이 치지 못했는데, 주변에서 자꾸 이야기를 하니 만루가 되면 자신감이 생기더라. 조금 더 부드럽게 방망이를 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지고 있는 생각이 중요한 것 같다. 주변에서 자꾸 말하니 만루에 나가면 홈런치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 역시 KBO리그 최고 스타 이범호를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 선수생활을 위해 추억을 선사하고자 이범호를 일찍 1군으로 불렀다.
만루상황에서 이범호의 대타 출전도 생각하고 있다. 박 감독대행은 "만루에 대타로 내보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슈가 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그의 통산 성적은 타율 0.271(6363타수·1726안타) 329홈런 1125타점 954득점 등을 남겼다. 컨택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만루홈런을 많이 기록한 만큼 득점권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3루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포구 능력과 정확한 송구를 바탕으로 리그 최정상급 3루수로 평가받았다.
이범호는 자신이 목표로 세운 양준혁의 351홈런은 넘기지 못했지만, 충분히 대단한 선수였다. 그는 "기분이 묘하다.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내려오자 생각을 했는데 지금이 가장 좋은 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준혁 선배의 351홈런을 넘고 싶었는데, 아홉수(329홈런)에 걸려 끝났다. 그것 말고는 아쉬움이 없다.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중요할 때 홈런을 한 방씩 쳐주던, 야구를 너무 좋아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마지막 타석에서 많은 팬들이 박수를 쳐주시면 좋은 마무리가 될 것 같다"고 소망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