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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새로운 시도와 웃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뮤지컬 '그리스'

기사입력 : 2019년05월22일 09:03

최종수정 : 2019년05월22일 13:36

뉴트로와 팝시컬 시도한 'ALL NEW' 뮤지컬 '그리스'
싱어송라이터 정세운이 '대니' 역으로 첫 뮤지컬 도전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로큰롤 문화를 통해 그들의 꿈과 열정, 사랑을 그린다. 1972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였고, 한국에는 2003년 초연됐다. 약 16년 간 2500여회의 공연을 통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작품, 바로 뮤지컬 '그리스'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다르다. 새로운 장르를 표방하고, 새로운 해석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뮤지컬 '그리스' 공연 장면 [사진=㈜오디컴퍼니]

6년 만에 돌아온 '그리스'(프로듀서 신춘수, 연출 김정한)는 모든 것이 새로운 'ALL NEW'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다. 작품 전반에 깔린 복고 정서를 '뉴트로(NEWTRO)'적인 시각에서 재해석했다.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단순한 복고가 아닌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의미한다. 여기에 뮤지컬과 K-POP을 결합한 새로운 장르 '팝시컬' 프로젝트까지 더해졌다.

뉴트로, 팝시컬, 그리고 올 뉴까지, 알 수 없는 수식어들은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이해된다. 막이 오르는 그 순간부터 '그리스'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준다. 김정한 연출이 "최신 유행을 좇는 10대들의 멋을 보여주고 싶어 오프닝 장면을 쇼 형식으로 구성하게 됐다"고 밝힌 것처럼, 작품의 주요 인물들이 마치 음악 방송을 하듯 노래와 춤을 선보인다. 일반적인 뮤지컬을 생각한 관객들의 예상을 깨버리고 작품에 대해 선명하고 임팩트 있게 소개해, 앞으로의 방향에을 가늠케 한다.

뮤지컬 '그리스' 공연 장면 [사진=㈜오디컴퍼니]

사실 스토리에 큰 변화는 없다. 대니를 주축으로 한 동성 친구들의 모임 '티버드'와 전학온 샌디가 속하게 되는 여자친구들의 모임 '핑크레이디' 간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다. 여름방학 때 바닷가에서 만났던 대니와 샌디가 전학을 통해 재회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사랑하는 큰 줄기와 티버드 2인자 케니키와 핑크레이디의 리더 리조의 갈등과 화해를 담는다. 그 외에 개성 강한 친구들의 꿈과 미래, 소소한 일상들이 조화롭게 버무려진다.

1970년대 배경이라 인물의 관계 설정이나 의상, 헤어스타일 등은 복고풍이다. 큰 변화 없는 스토리 덕분에 매우 올드한 인물 관계 설정이 조금은 아쉽지만,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하며 작품의 매력을 높인다. 만화처럼 매우 과장되고 유치하고, 1차원적인 설정도 많지만 그만큼 웃음소리는 커진다. 배우들 각각의 캐릭터를 살리는 표정이나 행동은 물론, 끊임없이 대사 속에 언어유희가 숨어있다. 현재 사용하는 단어나 줄임말, 신조어 등을 그대로 사용해 시각과 청각의 괴리가 오히려 큰 웃음을 자아낸다.

뮤지컬 '그리스' 공연 장면 [사진=㈜오디컴퍼니]

특히 이번 '그리스'는 관객과 마주하는 무대 전면부를 제외한 나머지 3면에 모두 LED 패널을 세워 1950년대와 1960년대 성행한 '레트로 퓨처리즘'을 구현했다. 때로는 실사를, 때로는 애니메이션 영상을 통해 인물들의 꿈과 상상을 무대 위에 그대로 펼쳐낸다. 한정된 장소의 한계를 벗어나 더욱 화려하고 풍성한 공연이 완성됐다. 그 중에서도 대니가 자동차경주를 할 때는 마치 3D 영화를 보는 듯한 입체감도 선사한다.

무엇보다 '그리스'로 뮤지컬에 첫 도전한 정세운은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싱어송라이터로 무대에 오를 때와는 180도 다른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개막 전 B형 독감으로 본의 아니게 스케줄을 조정해야 했고, 프레스콜 당시 "가수로서 익숙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고 밝혔음에도 무대 위에서는 뮤지컬 배우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흰 민소매 티에 가죽재킷을 입고 허세 가득한 손짓으로 머리를 쓸어넘기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뮤지컬 '그리스' 공연 장면 [사진=㈜오디컴퍼니]

정세운은 공연 초반까지는 자신의 옷이 아닌 듯 조금 어색해 보이기도 했지만, 1막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몸이 풀리고 표정이 자연스러워지면서 훨씬 능청스럽고 귀여운 대니를 완성했다. 개막 전 춤을 걱정했던 것과 달리 복잡하고 격렬한 안무를 훌륭하게, 여유롭게 소화해냈다. 그동안의 연습량이 얼마나 많았는지, 혹독하게 자신을 다듬었는지 예상이 가능할 정도다. 다만 가요와 뮤지컬의 다른 발성과 성량의 차이로, 가끔 가사가 묻히는 건 아쉽다.

'그리스'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유명한 넘버들이다. '텔 미 모어, 텔 미 모어(Tell me more, Tell me more)'의 후렴구로 유명한 '썸머 나잇(Summer Nights)'부터 '그리즈드 라이트닝(GREASED LIGHTNING)'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 '본 투 핸드 자이브(BORN TO HAND JIVE)' 등 다양한 노래는 자연스레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2막이 시작될 때 배우들이 객석 사이 복도에서 춤을 추기에, 함께 즐기고 싶다면 복도쪽 좌석을 추천한다. 또 공연이 끝난 후 넘버 메들리로 커튼콜을 꾸며 끝까지 흥겨움을 선사한다.

뮤지컬 '그리스' 공연 장면 [사진=㈜오디컴퍼니]

뮤지컬 '그리스'는 오는 8월 11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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