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북한이 닷새 만에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려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싱크탱크가 지금까지 공개 자료에 나타나지 않았던 북한 유상리 미사일 기지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북한은 지난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북한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유상리 기지를 집중 해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평안남도 운산군의 유상리 기지는 비무장지대에서 북쪽으로 150km, 평양에서 북동쪽으로 63km, 서울에서 북동쪽으로 220km 덜어진 위치에 있다. 유상리 기지는 인근의 작은 마을 이름을 따라서 ‘밀천리 기지’로 불리기도 한다.
보고서는 이 기지에 대한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었고 북한도 이 기지를 대외적으로 공표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기지는 여단급 이상의 부대와 지원 부대를 함께 수용하고 있으며, 비교적 최근에 건설된 전략군 미사일 작전기지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특히 보고서와 별도로 ‘분단을 넘어’가 유상리 기지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이 보관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보고서도 유상리에 아직 시험 발사 전인 ICBM급 화성-13 미사일이나 2017년 7월 4일과 28일에 시험 발사된 화성-14 또는 2017년 11월 19일에 시험 발사된 화성-15 미사일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미사일 시스템 생산 현황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보고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 4월 찍힌 위성사진으로 보아 유상리 기지가 풀가동되고 있으며 북한 기준으로는 잘 관리되고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기지가 가하는 위협을 고려해 북한과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협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9일 이 보고서 내용을 보도하며 유상리 기지의 위치가 공개적으로 알려진 바 없지만 미국 정보기관이 수년 간 이 기지를 감시해 왔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기지에는 거대한 지하시설이 있어 미국이 포착해 공격하기 어려운 이동식 미사일을 보관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추정도 전했다.
빅터 차 석좌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 기지는 산 하나를 통째로 파내서 만든 것”이라며, 16년 간의 위성 사진 등 여러 가지 단서들은 이 기지가 장거리 미사일을 위해 만들어졌음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성사진 상으로는 미사일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며, 미사일의 이동과 보관, 발사를 위해 설계된 인프라만 확인된다고 NYT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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