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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부담만큼 행복도 크다"…돌아온 기대작, 서울시극단 '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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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배경과 성별 바꿔 새롭게 재창작
최나라·이지연과 함께 오종혁·조상웅 합류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초연 당시 호평을 받았기에 더 부담스러웠을 터다. 그런만큼 작품에 대한 자신감도, 함께 하는 행복함도 크다. 창작진과 배우들이 느끼는 감정을 객석에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서울시극단 '함익'의 배우와 창작진. 왼쪽부터 이지연, 최나라, 김광보, 김은성, 조상웅, 오종혁 [사진=세종문화회관]

12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극단 창작극 '함익'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전막 시연에 이어 진행된 간담회에서 배우들은 작품에 대한 부담감과 행복함을 모두 드러냈다.

창작극 '함익'은 2016년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기를 맞아 탄생했다. 김은성 작가가 고전 '햄릿'을 새로운 시선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여자 햄릿인 '함익'을 만들어 진실한 관계와 사랑, 고도한 인물의 내면을 이야기한다.

3년 만에 돌아온 작품에 대해 김광보 연출은 "초연 당시 많이 칭찬을 받았고 인기도 높았다. 그동안 다시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작품을 통해 극단을 새롭게 끌어올려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은성 작가는 "연극을 좋아하게 되고 희곡을 쓰게 된 결정적 계기가 '햄릿'이다. 첫 연극 수업을 청강했는데 어쩌다 '착한 햄릿'이라는 리포트로 발표하고 칭찬까지 받으면서 연극에 대한 인상이 좋아졌다"며 "오래 전부터 햄릿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고, 장르적인 냄새가 나는 희곡을 써보고 싶었다. 극 중 연우의 대사 상당량이 제가 쓴 메모에서 기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3년 전과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초연 당시 함익의 아버지와 나승건설의 사장이 각각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를 썼다. 당시 전체 공연 흐름에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고, 대본 수정 작업을 할 때 연출가와 얘기해서 사투리를 쓰지 않는 방향으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극단 '함익'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연극은 원작에서 선왕을 죽인 삼촌이 어머니와 결혼하고 왕이 되자 복수심과 광기에 휩싸였던 햄릿을 크게 변모시켰다. 일단 성별을 바꿨고, 현재 대한민국에서 30대의 재벌 2세이자 연극과 대학교수라는 새 배경을 설정했다. '함익'은 누가 봐도 완벽한 상류층 같지만 내면은 고독한 복수심으로 병든 인물이다. '햄릿' 공연 지도 중 만나게 된 복학생 '연우'에 의해 흔들리게 된다.

초연에 이어 다시 한번 함익을 맡게 된 최나라는 "처음만큼이나 부담이 컸다. 초연 때는 반드시 해내야한다, 무대를 잘 살려야 한다는 부담이었다면, 이번에는 많은 관객들이 사랑해주고 기다렸고, 그만큼 기대카 크고 환상이 커졌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거기에 부응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된 힘은 자신을 믿어주는 동료, 창작진의 신뢰와 응원이다. 최나라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제가 잘 해내길 응원하고 있어 감사하다. 저보다 작품이 잘 나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함익이 가면을 쓰고 잘 드러내지 못하는 인물이지만 그 안의 섬세함을 더 찾아내 표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광보 연출은 "최나라 배우가 연습할 때 많이 힘들었을 거다. 색깔이 다른 두 연우를 맞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번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연극을 하는 자세, 연극에 임하는 자세가 굳건하다"며 "3년이 지나면서 더 숙성되고 깊은 맛이 난다"고 칭찬했다.

서울시극단 '함익'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함익의 내면을 흔드는 연우 역으로는 배우 오종혁과 조상웅이 더블캐스팅 돼 새롭게 합류했다. 김광보 연출은 "유감스럽지만 서울시극단 내부에서는 마땅한 배우가 없었다. 여러 군데 도움을 요청했고, 동시에 두 배우를 추천받았다. 이왕이면 두 사람이 다 해서 색깔이 다른 연우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욕심을 부렸다"고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오종혁은 "정보가 부족해 시극단이 어떤 곳인지 사실 잘 몰랐다. 극단마다 스타일이 달라 잘 적응해야 한다는 정도만 알았다"며 "김광보 연출과 꼭 한 번 작업해보고 싶었는데 너무 좋은 기회에 좋은 작품을 제안받아 두 손 들고 먼저 하고 싶다고 했다. 늘 그렇듯, 연습 시작하고 살짝은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생각하기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연우가 무대에 처음 등장할 때 하는 대사가 배우의 자세에 대한 거다. 그게 가장 어렵다. 무대 위의 인물뿐 아니라 오종혁으로서도 해당된다. 그 대사를 하면서 스스로를 다잡는다"며 "연우는 함익에게 큰 영향을 주는 인물이다. 연기에 대한 열정, 함익에 대한 존경과 경외심을 가지고 다가가는 것을 잘 표현하기 위해 신경쓰고 있다. 작품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쫓아가다보니 오늘이 왔다. 그동안의 과정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고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사실 공연이 더 뒤였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공연 기간 동안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극단 '함익'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조상웅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정말 부담됐다.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이 제일 컸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 많이 배우고 싶었고 느끼고 싶어서 참여했고, 지금 너무 행복하다"며 "잘 하고 못하는 것을 제가 판단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이 너무 행복했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 행복하게 마지막까지 하고 싶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극의 독특한 점은, 함익의 분신 '익'이라는 인물이 함께 등장하는 것. 익은 아버지의 폭력적인 권위에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채 가면을 쓰고 인형으로 살고 있는 함익의 내면을 드러낸다. 강한 복수심으로 뒤덮인 함익의 욕망을 끄집어내며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익으로 분하는 배우 이지연은 "아팠던 기억을 상기시키면서 위로도 해주고 복수를 해야 한다고 자극도 주는 역할이다.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크게 어렵진 않았다"며 "초연에 이어 다시 한번 무대에 설 수 있어 감사하다. 열심히 준비했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창작극 '함익'은 오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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