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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휴면예금 탈출기]① "피같은 내 돈을 찾아라"

기사입력 : 2019년02월11일 15:00

최종수정 : 2019년02월12일 22:55

휴면 예금 8246억·보험금 5764억...홈페이지 공시 외 안내 없어
조회 서비스 따라 기준 '제멋대로'...가까스로 찾아내도 되찾기 '험난'

[편집자]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휴면예금과 보험금은 1조4000억원이 넘는다. 예금은 총 1829만 계좌에 8246억원, 휴면보험금 잔액도 565만좌, 5764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 같은 정보가 금융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뉴스핌은 기자가 직접 잠자고 있는 돈을 직접 정보조회를 통해 되찾아보려 시도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허술한 틈이 곳곳에 있었다. 그래서 그 과정을 가감없이 전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류태준 기자 = 은행연합회는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16개 사원은행에서 장기간 거래가 없는 고객 휴면예금을 관련 법에 따라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한다는 공시를 했다. 이에 휴면예금을 조회하고 찾는 방법도 안내했다. 하지만 열흘이 지난 11일 현재 관련 게시글의 조회수는 170회 정도였다. 16개 은행이나 서민금융진흥원의 직접 안내 또한 전혀 없다. 그 누구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상황에서 기자가 직접 '내 돈'을 찾아 나섰다.

[사진=은행연합회 홈페이지 캡쳐]

◆보안 장벽·중구난방 시스템·서로 다른 기준..."시작부터 피곤"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너무 많았다. 은행연합회 외에 △서민금융진흥원 △금융결제원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정부포털 민원24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각각 제공하고 있었다. 조회하기도 전에 가수 김연우의 노래 가사처럼 "어디로 가야 하나요 아저씨~"라는 심란한 흥얼거림이 나온다.

일단 가장 먼저 홈페이지 공시를 띄운 은행연합회의 '휴면예금찾기' 서비스에 접속했다. 아뿔싸. '익스플로러'에서만 된단다. 평소 쓰지 않던 브라우저를 열어 겨우 접속하니 2종의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한다며 모든 창을 종료시켰다. 그래도 한 번 설치하니 이후에는 기본 정보와 공인인증서만으로 로그인 할 수 있다.

힘들게 조회했지만 휴면예금이 없다는 메시지가 뜬다. 기자는 은행은 물론 △생명보험 △손해보험 △우체국 △예금보험공사 △서민금융진흥원 등에 잔액이 없단다. 한 계좌 쯤은 있을 법도 한데 조금은 허탈하고 아쉽다.

혹시나 싶어 금융결제원의 '계좌정보통합관리'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이 서비스는 조회하기가 더 피곤했다. 이미 공인인증서로 로그인을 했는데도 확인을 할 때마다 정보제공 동의를 누르고 보안문자 입력과 은행과 연동된 핸드폰 인증이 매번 필요하다. 게다가 은행 따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및 우체국이 또 한 파트를 이뤄 같은 과정을 여러 번 거쳐야 한다. 어차피 돈도 없을 것 같아 벌써 인터넷 창을 끄고 싶어졌다. 귀찮음을 꾹 참고 조회과정을 따라갔다.

[사진=금융결제원 계좌정보통합관리 화면 캡쳐]

◆'손품' 파니 숨겨진 돈 나와...출연통보 없고 되찾기 '험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없던 돈'이 생겼다. 분명히 은행연합회 서비스에는 휴면예금이 없다고 했는데 '비활동성 계좌'가 다섯 개나 있다는 메시지가 떴다. 금액이 몇 만원 이하로 많지 않아도 조금 전까지는 분명 조회되지 않던 내용. 설날 맞이 마술쇼도 아니고 도대체 어떻게 된걸까.

비밀은 다름아닌 각자 다른 '조회 기준'이다. 연합회에서 규정하는 휴면예금은 정기예금의 경우 만기 기준 5년 지나야 하고, 자유입출금은 마지막 거래에서 10년 지나야 휴면처리가 된다. 반면 금융결제원의 비활동성 계좌는 1년 동안 거래가 없는 경우를 뜻한다. 분명히 내 돈인데 기관마다 처리하는 방식이 다른 것이다. 황당했다. 피곤함을 억누르고 한번 더 확인하지 않았으면 앞으로도 알지 못했을 돈이 아니었는가.

이런 상황이 기자에게만 생긴 것일까. 궁금해서 동의를 얻어 가족 구성원의 정보도 조회해봤다. 똑같은 순서로 은행연합회에서 먼저 확인하니 서민금융원에 출연한 금액이 2만원 정도 있다. 수협중앙회와 SC제일은행에서 각각 지난 2017년과 2009년 내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10년이 흐르는 동안 금융회사나 기관으로부터 따로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 이쯤되니 슬슬 얄밉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우선 돈은 찾아야 하지 않겠나 싶어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문의처'라는 이름으로 각기 다른 전화번호 두 개가 적혀 있다. 조회도 만만치 않았는데 이번에는 양쪽에 통화하면서 이런 사정을 일일이 다시 설명해야 한다니. 두 손을 들고 싶었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쉽게 '잊혀진 내 돈'을 되찾을 수 있겠다 싶어 꾸역꾸역 이어갔다. 허나 이런 생각이 큰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진=은행연합회 휴면예금찾기 화면 캡쳐]

 


kingj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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