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의 초점이 이제는 기술 분야로 맞춰지며, 미국이 중국의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千人計劃·TTP)'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천인계획'은 지난 2008년 중국 정부가 해외에 나가있는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프로그램이다. 여러 분야 가운데서도 첨단기술 분야의 고급인재 유치를 목표로 하며, 주로 해외에서 교육을 받았거나 근무하고 있는 중국인 인재 유치를 추진한다.
천인계획이 시작된 이후 지난 10년간 7000명이 넘는 정상급 과학자와 연구원들이 중국으로 귀국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미국에서 수학 및 연구한 뒤 귀국했으며, 수백명의 비중국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수 인력들은 천인계획에 따라 연구 자금을 지원받게 되며, 주택과 의료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SCMP는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하고, 양국의 갈등이 기술분야로까지 확전 되면서 천인계획을 비롯한 중국의 인재 유치 프로그램이 미 안보당국의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이 미국 정부가 핵심 쟁점으로 삼은 과학연구 절도와도 연관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으며,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도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미 연방수사국(FBI) 방첩본부장 빌 프리스탭은 의회에 출석해 "중국은 천인계획과 같은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통해 높은 급여와 최첨단 연구 시설, 명예로운 직함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해외에서 근무하는 중국인과 외국인 전문가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비록 그것이 지식재산권 절도와 수출통제를 위반할지라도 중국은 고급인력을 유치해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일례로 지난 4월 캘리포니아주(州) 라호야에 있는 비영리 생명과학 센터에서 연구 활동을 하는 한 중국인이 FBI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해당 과학자는 천인계획에 선발된 인물로,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SCMP에 그가 미국으로부터 중국 대학으로 지식을 이전한다는 의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계심이 커지면서 몇몇 중국인 과학자는 미국 비자 발급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콜로라도대학교 볼더캠퍼스에서 방문교수로 근무했던 알랜 리우 교수는 SCMP에 7년 전 귀국한 이후 미국에 방문한 적이 없다고 설명하며 "중국인 방문 학자를 받아들이려는 미국 대학의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미국 교수들은 조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인을 초청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베이징(北京)에 위치한 싱크탱크 중국과세계화센터의 설립자이자 이사장인 왕 후이야오는 SCMP에 중국의 인재유치 프로그램이 다른 국가들의 프로그램과 다를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인재유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있어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중국 학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비합리적이다"라고 부연했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의 데이비드 즈웨이그 교수는 중국을 향한 미국의 비난은 지정학적인 동기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인재 유치 프로그램이 공산당에 의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비난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saewkim9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