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종합] "질곡의 현대사를 돌아본다"…연극 '어둠상자', 4대에 걸친 고종 사진 찾기

기사입력 : 2018년11월08일 11:27

최종수정 : 2018년11월08일 11:27

고종의 마지막 어진을 되찾기 위해 펼치는 4대의 108년 이야기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이강백 작가·이수인 연출 의기투합
내달 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진 한 장을 없애는 일에 매달린 4대. 그들의 시간은 근현대사를 관통하고 있으며, 그들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은 과거를 되돌아보게 된다.

연극 '어둠상자' 공연 장면 [사진=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연극 '어둠상자'가 지난 7일 개막에 앞서 프레스콜을 개최했다. 이수인 연출은 이날 간담회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질곡의 현대사를 돌아보고 우리가 은연 중에 가지고 있던 멍에나 부담을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작품 취지를 밝혔다.

'어둠상자'(이강백 작가)는 고종의 마지막 어진(御眞)을 찍은 황실 사진가 집안이 4대에 거쳐 그 사진을 되찾기 위해 펼치는 108년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고종은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앨리스에게 자신의 사진을 선물하지만, 혹평을 받자 반드시 사진을 되찾으라 명한다. 이에 사진가 김규진부터 그의 아들 김석연, 그의 아들 김만우, 그의 아들 김기태까지 문제의 사진을 찾아 없애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수인 연출은 "역사라는 건 보기에 따라서 다 다르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공연을 통해 저런 방식, 저런 생각으로도 우리 역사를 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면 한다. 관객들도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새롭게 생각해봤으면 한다. 우리 역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연극 '어둠상자'의 이수인 연출 [사진=예술의전당]

이어 "처음에는 영화 시나리오처럼 장면이 많이 쪼개져 있었고 암전도 많았다. 지루할 것 같아서 암전을 최소화하면서 장면과 장면 사이에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고 부드러우면서도 속도감 있게 연결시킬 방법을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황실의 사진가 '김규진' 캐릭터의 특징은 오른쪽 손가락이 여섯 개라는 점. 배우 이길은 "여섯 개의 손가락은 과거에 일반인보다 손기술이 발달한 의미로 쓰였다고 알 수 있다. 다른 사람과 다르기 때문에 나름대로 트라우마가 있겠지만, 고종이 대우해준다. 자신의 사진 때문에 모든 일이 벌어졌다는 죄책감이 큰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진의 아들 '김석연'은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라는 특이점 때문에 미국에 갈 수도 없고, 일본에 가도 뜻한 바를 이룰 수 없자 결국 자결하고 만다. 김석연 역의 배우 장한새는 "고종을 만나봤던 인물로 아버지의 유언 자체가 더 크고 막중한 부담이었던 것 같다. 일제 시대를 살아가기 때문에 예민하고 날카롭고, 다양한 감정을 가졌고, 비극적인 인물"이라고 전했다.

연극 '어둠상자' 공연 장면 [사진=예술의전당]

김석연의 아들 '김만우'는 사진을 찾기 위해 카투샤에 자원하고, 카메라 수리의 능력을 인정받아 훈장도 받고 작은 수리점을 차린다. 시간이 흘러 미국의 한 갤러리에 사진이 있음을 알게 돼 찾아가지만 보지도 못하고 돌아오고, 가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가지게 된다. 배우 이현호는 "전쟁 이후 급변하는 한국사 속에서 떠나지 못하고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 인물"이라며 그를 대변하는 키워드로 '기다림'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4대 '김기태'는 최종적으로 집안의 문제를 해결한다. 현대미술관 직원에게 대한제국황실사진전을 제안해 미국에 있는 고종의 사진을 빌려오게 하는 것. 배우 윤대홍은 "아버지의 일기를 읽기 전까지는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굉장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다. 이후 가야할 길, 목표점이 확실하게 생긴다"고 해석했다.

작품은 조미수호통상조약(1882), 가쓰라-태프트밀약(1905), 제1차 세계대전(1914), 진주만 공습(1941), 한국전쟁(1950), 88올림픽(1988) 등등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함께 담긴다. 굴곡진 근현대사와 4대의 인생이 함께 한다.

연극 '어둠상자'는 오는 12월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