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차주 4명 손배소 제기…“신속하게 대응 않고 은폐 의혹 있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잇달아 운전 도중 화재 사고가 일어난 BMW 520d 차량에 대한 자발적 리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첫 집단소송에 나섰다.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한 BMW 520d.[사진=국토교통부] |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BMW 차주 4명은 서울중앙지법에 BMW코리아와 도이치모터스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청구액은 각 500만원이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은 직접적인 화재 피해자는 아니지만, 잇단 사고로 인해 자동차 이용에 제약이 발생해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리콜 대상에 해당하는 차량이 10만대 이상이기 때문에 부품 공급이 지연될 것이 명백하다는 점도 청구 이유로 들었다.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단순한 리콜만으로는 화재 위험을 제거하지 못한다”며 “BMW는 화재가 잇달아 났음에도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았고 2017년도에 이미 문제가 된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의 부품 설계가 변경됐다. 이것만 보더라도 뭔가 미리 알고 있지 않았냐는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토교통부와 BMW코리아는 이번 사고가 EGR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GR은 디젤자동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배기가스 일부를 흡기다기관으로 재순환 시키는 장치로, 작동 시 흡기 온도가 400도까지 치솟는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이 고온의 배기가스가 냉각되지 않은 상태에서 흡기다기관에 유입돼 구멍을 발생시키고 엔진커버 등에 발화돼 화재가 번졌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 변호사는 “이번에 차주 4명이 제기한 소송은 1차전일 뿐이고 2차, 3차로 소송이 계속 제기될 것”이라며 “소송에서 문서제출명령이나 증인신문 등을 통해 은폐 의혹 등을 밝혀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의 배출가스 조작에 대한 소송은 4기통 디젤엔진 차량 대상에서 6기통과 8기통까지 국내에 수입되는 모든 디젤엔진 차량에까지 번지면서 소송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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