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더리움 채굴기' 투자 사기단 36명 적발
피해자 투자금 중 10%만 실제 채굴기 투자
[뉴스핌=황유미 기자] 가상화폐 '이더리움'(Ethereum)을 이용해 2700억원대 다단계 투자사기를 벌인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 중에는 지난 1990년대 초반 인기 가수 박정운(55)씨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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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인천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최호영)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이더리움을 생성할 수 있는 채굴기에 투자하면 가상화폐를 통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약 2700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36명을 적발했다.
가상화폐는 복잡한 공식 등을 풀면 얻을 수 있는데 채굴기는 이 공식을 풀어주는 기계다.
검찰은 채굴기 운영 대행업체인 미국 '마이닝맥스' 계열사 임직원과 최상위 사업자 등 18명은 구속기소, 마이닝맥스의 홍보 담당 계열사 대표이사인 박정운씨 등 3명은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외국으로 달아난 마이닝맥스 회장 등 7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 중 10%정도만 실제 채굴기 투자에 사용했다.
나머지 금액은 최상위 사업자에게 1억~40억원에 수당으로 지급하거나 회사 운영비 등으로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채굴기 판매 대수에 따라 1~5스타로 나눠 직접판매수당, 그룹판매수당, 채굴 수당 등을 지급하는 수법을 이용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검찰 관계자는 "가상화폐 채굴기를 판매하고 직접 채굴해줘 더 큰 수익을 보장한다는 새로운 수법의 사기 범행을 적발한 최초 사례"라며 "주범들은 도피한 미국에서 현재까지도 계속 범행을 벌이고 있어 피해규모가 확대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한국 1만4000여명, 미국 2600여명, 중국 600여명 등으로 추산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