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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에서 소맥하고 귀가하다가 지하철 차고지에 갇힌 여자 이야기

기사입력 : 2017년12월13일 18:05

최종수정 : 2017년12월13일 18:05

[뉴스핌=심하늬 기자] 얼마 전 회사 동료들과 신나게 회식 겸 송년회를 했다. 지하철을 타니 스르르 잠이 들었다.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눈을 떠보니 온통 암흑이다.

눈의 동공이 커질 무렵, 맞은편 벽에 익숙한 성형외과 광고판이 보였다. 이곳은 지하철 속이다. 그것도 지하철 차고지다. 순간 공포감이 밀려왔다.

휴대폰을 꺼냈다. 배터리가 없다. 일단 여기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뛰었다.

지하철의 불이 환하게 켜졌다. 전광판에도 화면이 들어왔다. 수원역이구나! 주위를 둘러보는데 웬 아저씨가 날 보며 다가왔다. 혹시...

지하철에서 제때 내리지 못하면 텅 빈 지하철을 타볼 수 있다. 심하늬 기자

“자네, 보아하니 여긴 처음이구만?”
다짜고짜 반말하는 아저씨가 나타났다.
“아저씨 누구세요?”
“나는 지하철 덕후라네. 지하철을 혼자 타고 싶어 종점에서도 일부러 내리지 않지. 여긴 정확히 말하자면 차고지는 아냐. 잠시 종점에서 대기하는 거지. 보자…6분 15초만 기다려 보게. 지하철이 다시 출발할 걸세”

아저씨는 오랜만에 듣는 이가 생겨 신난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하루에 1~8호선 열차의 운영횟수를 모두 합치면 3900여 건, 한 호선당 400여 건 내외. 막차가 아니고서야 잠깐 역에서 대기하다 나갈 차량까지 매번 사람이 있나 확인하긴 힘들어”

‘아저씨! 저는 지금 여기서 빨리 나가고 싶어요’ 아저씨가 내 생각을 읽었을까?

“지하철 안에 CCTV를 설치하면 되지 않냐고? 현재 CCTV가 있는 지하철은 전체의 26.6%에 불과해 과거엔 사생활 침해 논란 등으로 설치를 못 했지. 하지만 2014년 7월 개정된 도시철도법에 CCTV 의무조항이 도입돼 그 이후 도입된 지하철 내부에는 CCTV가 설치돼 있어. 미처 못 내린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기 쉽겠지”

“매 지하철을 확인하긴 어려우니 자네 같은 취객이나 깊게 잠이 든 승객들은 이곳까지 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 불은 꺼져 있을 때도, 켜져 있을 때도 있는데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승객이 없으면 불을 끄는 기관사가 더 많지”

“불이야 어떻든 막차가 아니고서야 보통 10분, 길게는 20분 정도만 기다리면 다시 운행을 시작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정 불안하다면 24시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콜센터 1577-1234에 문의하도록. 인천 지하철이나 분당선 등은 번호가 좀씩 다른데, 그쯤은 검색하면 쉽게 알 수 있을 거야!”

나는 막차에서 못 내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막차의 경우에는 지하철역 직원, 사회복무요원, 기관사까지 모두 동원돼 확인, 또 확인하기 때문에 못 내리는 일이 거의 없어. 연말연시 지하철 막차에선 취객들 깨우는 게 또 일이라고. 근데, 사람들 말에 따르면 막차에서 못 내려서 차고지부터 걸어서 나온 승객도 있긴 하다더라”

SNS에서 지하철 종점에 다녀온 사연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청소를 하는 아주머니가 우리 칸에 나타났다. 아주머니는 아저씨를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아주머니는 내게 “9시 이후라 좀 오래 기다리셨겠네. 이 분당선은 9시 이전엔 간격이 짧은데, 9시 이후엔 간격이 길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저씨는 “하지만 모든 지하철이 그런 건 아냐. 노선마다 다른 운행 계획에 따라 움직이거든”라고 끼어들었다. 그러고선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사라져갔다.

부를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 지하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목시계를 보니 딱 6분 15초가 흘러 있었다. ‘다음부턴 배터리를 꽉꽉 채우고, 지하철 앱 알람을 설정해놔야지. 잠든 승객은 꼭 깨우고!’ 어느새 역에 도착한 열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승객을 태웠다. 연말연시 나부터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위 기사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1인칭으로 구성했습니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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