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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예술가 이야기] 녹아내리는 건축물을 만들다, 안토니 가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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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32)

건축물은 인간이 살아가는 실용적인 공간이다. 벽에 걸어두고 보는 그림이 아니며 음반으로 연주되는 음악도 아니다. 가우디는 ‘건축물’을 보는 이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으로 만들어낸 건축가로 기억된다. 모든 건축물의 설계도면으로부터 시작된 가우디의 정신이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순간 꿈틀거리는 건축물들은 조각 작품으로 변신되었다. 즉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건축에 사용된 모든 재료들이 통합되어 전혀 새로운 하나의 생명체로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건축사에서 독특하면서 역동성이 넘치는 건축물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래서 가우디는 건축의 성인으로 불리고 있다. 또 그는 실내 디자인과 장식 조각, 심지어 의자와 화장대에까지 이르는 다양한 작품들을 제작한 20세기의 독창적인 예술가로 불리고 있다. 그의 거대한 영혼과 작품은 당대보다도 오히려 세월이 지날수록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어떤 작가는 그를 추모하며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가우디는 바그너와 세잔 및 그 외의 예술가들과는 달리, 바르셀로나에서 혼자 혁명을 시작했다. 그 결과, 지도 위에서 카탈루냐의 위치를 표시하듯 미술사에서도 카탈루냐 지방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다른 국가와 다른 분야의 천재들이 했던 모든 것, 앞서간 예술가들이 했던 모든 노력을 단 혼자의 재능으로 일궈낸 가우디를 발견하게 된다.”

가우디는 흥미로운 장식물이나 조각품으로 건물을 장식하는 걸 좋아했다. 또 직선이나 사각형보다 곡선과 아치, 포물선을 많이 활용하여 건물을 지었다. 이처럼 그의 전 작품에 드러나는 우아하고 기이한 곡선과 다양한 자연의 이미지는 마치 20세기의 신비로운 추상화 작품들을 보는 듯하다.
가우디의 건축양식은 이슬람의 건축 양식과 아르누보(Art Nouveau), 그리고 프랑스의 고딕 복고양식 건축가인 비올레 르 뒤크의 이론서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특히 뒤크의 《프랑스 건축 사전》은 그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던 책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또 그는 건축 색감을 중요시했는데, “건축은 색깔을 거부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형태와 부피를 살아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색깔을 사용해야 한다. 색깔은 형태를 보완해주는 동시에 가장 분명하게 생명을 표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우디의 건축물들은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꿈틀거린다. 그의 위대한 작품들은 보기만 해도 호기심을 자아내며 들어가고 싶고 거닐고 싶으며, 또 만지고 싶어진다. 그의 건물 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현재까지 모두 일곱 작품이다. 대표작인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구엘 공원》, 《구엘 저택》 《사그라다 파밀리아》 등은 건축과 미술계의 전설로 남아 있다.

안토니 가우디(Antoni Placid Gaudí, 1852~1926)는 1852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남서쪽에 위치한 레우스라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주물제조업자로 가우디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가우디 자신도 말했다.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의 모든 위대한 예술가들도 설계도면에서 시작하여 부피를 창조해내는 조각가들이었다. 나 역시 무언가를 만들어내려고 할 때면 먼저 공간부터 본다. 이처럼 내가 공간을 느끼고 보는 재능을 갖게 된 것은 아버지와 조부와 증조부가 모두 주물제조업자였기 때문이다. 주물제조업자란 다름 아닌 표면으로 부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몇 대를 거쳐 내려오면서 건축가인 내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가우디는 자신의 재능을 타고난 유전자 덕분이라고 밝힌다. 가우디는 비록 가난한 집안에 병약한 소년으로 자랐으나 건축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다. 가우디가 ‘가우디 건축의 성지’라고 불리는 바르셀로나로 간 것은 17세 때로 건축 공부를 위해서였다. 그는 바르셀로나 대학 이공학부를 거쳐 바르셀로나 시립 건축전문학교에 입학했다. 학창시절, 그는 교수들 사이에서 논쟁의 대상이었고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매우 특이한 학생이었다.
가우디의 학교생활을 짐작케 하는 일화가 있다. 가우디가 학교를 졸업할 때 졸업장을 주던 학장은 “우리가 지금 건축사 칭호를 천재에게 주는 것인지, 아니면 미친놈에게 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그러던 그 학장이 훗날 가우디가 성가족성당을 건축하는 총감독이 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주게 된다.

가우디는 학교를 졸업한 이후 생계를 위해 철 세공업과 같은 일을 시작했다. 물론 이 경험이 가우디 건축에 다 녹아들어갔다. 대장장이가 일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직접 망치를 들고 쇠를 두들겼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처럼 평범한 건축노동자처럼 지내던 가우디에게 구엘(Guell)이라는 이상적인 후원자가 나타나면서 마침내 예술가로서의 인생이 펼쳐지게 된다. 사업가이면서 건축에 관심이 많았던 구엘은 자신의 재산을 가우디가 천재성을 발휘하는 데 투자했다. 그의 이름이 붙은 구엘 별장, 구엘 저택, 구엘 공원들은 가우디의 재능이 십분 발휘된 탁월한 작품들이었다.
구엘은 1878년 프랑스 만국 박람회에 출품한 가우디의 작품에 흥미를 느꼈다. 다만, 처음에는 그도 가우디의 재능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담장과 분수, 건물 입구 등 비교적 덜 중요한 곳의 건축을 맡겼다. 그러나 가우디의 뛰어난 능력을 눈으로 확인한 뒤인 1886년부터는 자신이 살 저택을 지어 달라고 부탁하기에 이른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고객과 건축가로 만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술을 사랑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절친한 친구가 되어 갔다.
구엘 저택은 가우디의 첫 번째 대규모 작업이었는데, 그 독창성이 인정되어 1984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건물 입구에서부터 지붕 위에 세워진 굴뚝에 이르기까지 유연한 곡선을 활용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곳은 3개의 층을 뚫어 만든 중앙 거실이다. 중앙 거실에 천장에서부터 빛이 내려와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광경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으로 몰아넣고 있다. 다만, 이 건물은 보통사람들이 살기에는 너무나 기괴한 면이 없지 않다. 그래서 구엘의 부인은 여기서 3개월을 채 살지 못하고 뛰쳐나왔다고 전해진다.

가우디의 대표작을 꼽으라면 많은 건축 학자들은 《카사 밀라(Casa Milà)》를 선택한다. ‘카사 밀라’에 가우디의 예술적인 독창성이 모두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카사 밀라’는 요즘의 빌라와 비슷한 공동주택 건물로, 1906년 공사를 시작하여 4년 후인 1910년에 완성되었다.
《카사 밀라》는 지금 보아도 주변 건물과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옆에서 보면 자연스럽게 일렁이는 파도 같고, 정면에서 바라보면 암벽을 깎아 놓은 듯 보인다. 그러나 《카사 밀라》가 처음 지어졌을 때는 너무 획기적인 모습 때문에 조롱거리가 되었다. 당시 사람들이 가우디의 창의성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비평가들조차 의견이 달랐으나, 그때까지 지어진 건축물들과 전혀 다르다는 사실만은 모두 인정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현대 건축의 출발점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이전까지의 건축 방식이나 재료에 얽매이지 않은 전혀 새로운 창의력에 의한 건축양식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었다.
가우디는 건축을 하면서 나름의 원칙을 하나 정해 놓았다. 가능하면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건축물을 짓는다는 것이었다. 《구엘 공원》은 가우디가 건축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이러한 철학이 올곧이 드러나 있는 공간이다. 가우디는 건축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자 한편으로는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카사 밀라》와 《구엘 저택》 등에서도 이런 생각을 엿볼 수 있지만 가장 상징적으로 잘 드러난 곳은 《구엘 공원》일 것이다.
구엘 공원의 모든 건축물과 시설에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돌과 흙에 유약을 칠하여 만든 다양한 타일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또한 그의 건축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구엘 공원은 소나무, 떡갈나무, 종려나무, 백리향 등의 나무와 재스민, 등나무 같은 덩굴식물, 건축자재로 사용된 타라고나 지방의 마른 돌멩이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각각의 고유한 색과 불규칙한 배열이 자연의 풍경에 녹아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1883~) <사진=이철환>

바르셀로나 시민들은 스스로 개성이 넘치는 도시에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시민들이 이런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가우디가 남긴 건축물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은 아무래도 성가족 대성당 즉 《사그라다 파밀리아(La Sagrada Família)》일 것이다. 이 성당은1883년 11월 3일에 공사를 시작하여 가우디가 세상을 떠난 1926년까지 작업이 진행되었으며, 지금에 이르기까지도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가우디는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신을 위해 사용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있었다. 말년에 가우디는 건축을 제외한 세상의 모든 것을 멀리하고 수도자처럼 살았다. “신앙이 없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쇠약한 인간이며, 손상된 인간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종교적인 신념과 건축가로서의 열정이 결합하여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탄생시키게 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역작이자 종교적인 믿음의 발현 행위이기도 한 이 성당을 짓기 위해 다른 일들은 모두 포기했다.
가우디가 이 건물의 감독직을 수락한 것은 1883년 가을이었다. 이후 사망할 때까지 40여 년 동안을 이 작업 만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그의 사후에도 건축은 계속되고 있다. 또 건설 자금은 그의 뜻을 받들어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성당'이 되도록 예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기부를 통해서만 충당되고 있다.

그러면 성가족 성당의 설계모형을 간략히 살펴보자. 우선 건축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를 뜻하는 파사드가 크게 3개로 나누어져 있다. 동쪽에서는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벽화로 장식한 '예수 탄생' 파사드를, 서쪽에서는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를 묘사한 '수난' 파사드를, 그리고 정문에서는 어떻게 인간이 신의 영광을 찬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광' 파사드를 볼 수 있다. 이 파사드의 중앙 문은 사랑, 오른쪽은 믿음, 왼쪽은 소망의 문이다. '사랑, 믿음, 소망'이라는 기독교의 3대 교리를 건축물로 표현해 냈던 것이다. 그리고 머리 위로는 커다란 물렛가락 모양의 종탑이 몇 개나 하늘을 향해 솟아있다.
1926년 가우디가 사망하였을 당시에는 '예수 탄생' 파사드와 종탑 한 개, 성가대석 공간, 그리고 지하 납골당만이 완성된 상태였다. 가우디 자신도 이 성당의 건축에는 20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었기에 자신의 비전이 완성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을 것을 알고 있었다.
1926년 6월 7일,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가우디는 전차에 치어 3일 후인 10일 7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사고 당시 너무 초라한 그의 행색 탓에 아무도 이 거장을 알아보지 못했고, 그래서 너무 늦게 병원으로 옮겨져 별다른 치료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대를 앞서 내다본 천재 건축가이자 신앙심과 인간에 대한 사려까지 깊었던 가우디는 로마 교황청의 특별한 배려로 성자들만 묻힐 수 있다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지하에 묻히게 되었다.

이철환 객원 편집위원 mofelee@hanmail.net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문화와 경제의 행복한 만남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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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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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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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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