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도주, IT·금융 업종서 범위 확대"
[뉴스핌=우수연 기자] 연초 이후 지난 8개월동안 숨가쁘게 달려오던 코스피가 7월말을 기점으로 상승 동력을 잃었다. 그동안 상승을 이끌어 왔던 IT주에 대한 버블 논란, 지정학적 리스크에 기댄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기·전자 업종 지수는 전고점 대비(7월 20일) 11.7% 하락한 16284.62에 머물고 있다.(8월 11일, 종가 기준) 같은 기간 외국인은 IT업종에서만 누적으로 2조87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무려 26.8%. 이들 주가가 지수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 "IT업종 상승세, 상반기보다는 둔화될 듯"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IT업종의 상승세는 이어지질 것으로 봤다. 다만 상반기 같은 가파른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연초 이후 IT업종 상승 모멘텀인 '공급 제약'이 하반기에는 어느정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운용역은 "최근까지 반도체 DRAM을 비롯해 NAND가격까지 올랐는데 이는 모두 공급 부족에서 기인했다"며 "작년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 하반기부터 공급이 늘어나고 수급 미스매칭이 해소되는 국면에 접어들면 (시장 자체로서는 나쁘지 않겠지만) 상반기처럼 급격한 주가상승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T업종 자체의 시장의 긍정적 센티멘트는 이어지겠으나 주가가 호재를 모두 예상하고 선반영하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앞선 운용역은 "대표적 4차 산업혁명 관련주 엔비디아의 경우 실적이 좋게 나왔는데도 오히려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이었다"며 "최근 IT업종은 호재가 나오더라도 다들 인지하고 있다보니 한쪽으로 쏠렸던 심리가 해소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그래픽 칩 제조업체 엔비디아는 2분기 순이익이 1년전보다 2배이상 늘어난 5억83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당일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한때 5% 넘게 급락했다.
또다른 운용사의 운용역도 "상반기는 IT와 금융업종이 시장을 주도해 끌고 왔는데 하반기에는 이러한 움직임은 둔화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철강이나 소재, 화학, 정유 등으로 업종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IT 독주 체제가 이어지긴 어렵겠지만 IT업종 상승세가 끝났다고 보진 않는다"며 "추가 강세 여지가 보이더라도 상반기처럼 IT에만 집중하지는 말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 완제품 우려 vs 주주환원 정책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특정 종목 전망에 대해선 해석이 다소 엇갈렸다. 우선 삼성전자의 경우 DRAM이나 NAND 시장에 대한 전망 뿐만 아니라 완제품 판매 현황도 주가 전망에 주요한 근거가 됐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이익증가 모멘텀은 남아있지만, 주요 완제품 수요가 부진하고 부품 가격 상승 모멘텀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하향 조정했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올해 3분기 경쟁사의 신규모델 출시로 경쟁상황이 심화될 전망"이라며 "갤럭시 노트8의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마케팅 비용증가도 클 것"이라고 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지배구조 이슈로 인한 자사주 매입 및 배당확대 기조가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만들어줄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구간에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신뢰도 및 안정성 상승, 명확한 주주환원 정책 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2018년 기준 PER가 7.5배에 불과하다"며 "밸류에이션 매력 부각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SK하이닉스, DRAM 가격이 관건
또 다른 IT대장주 SK하이닉스의 경우 DRAM 시장의 수급이나 가격 변화가 주요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주가를 우려하는 해석들도 주로 DRAM 시장 수요둔화에서 기인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RAM 수요둔화로 인한 수급 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DRAM 설비투자는 당초 계획보다 소폭 증가할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앞선 운용사의 운용역도 "삼성전자의 경우 NAND 대규모 투자로 인한 이익이라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SK하이닉스의 경우 DRAM 가격이 꺾이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는 종목"이라며 "DRAM 가격 전망이 밸류에이션 매력을 압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DRAM 가격 전망을 두고 이전보다 수요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는데 입을 모았다. 다만 수요가 저성장 추세에 접어든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DRAM 업황 전망에서 수요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이유는 수요 변동성이 컸기 때문"이라며 "둔화된 수요증가율 만큼 변동성도 작아지기 때문에, 수요 둔화가 단기간 업황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도 과거대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앞선 운용역도 "DRAM에 대한 재고나 수요둔화 우려는 어느정도 수긍은 가지만, 그렇다면 현물 가격도 하락해야하는데 딱히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생각할 수 있는 우려 중 하나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