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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특별법 시행②] 가해기업이 피해자들 보상…정부 역할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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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피모 "특별법 우선 '환영'하지만 여전히 피해자 구제 협소"
다른 장기 피해 인정까지도 시간소요·갈등 예상
징벌적 손해배상제 포함 안 된 점도 비판 대상

[뉴스핌=황유미 기자] 오는 9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피해자 및 시민단체의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정부가 가해 기업으로부터 보상금을 받아 지원하는 구조인 탓에 피해자 구제 폭이 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회원들이 지난 7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가습기 살균제' 임직원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우선 피해 인정 범위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부분이다. 특별구제계정을 통해 3·4단계 피해 판정자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긴 했지만, 이들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개연성을 입증해야할 가능성이 높다. 

구제계정운용위원회에서 기존보다 폭넓게 구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지만, 자금이 1250억원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대상자 선정에 까다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강찬호 강찬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사용이 확인되고 사용에 대한 직접 증거는 아니어도 상당한 정황이 있으면 사용한 걸로 간주하고 피해자로 인정해주는 게 돼야한다"며 "아직까지는 너무 엄격한 기준으로 피해자를 판별하고 있어서 지금의 특별법 또한 한계가 있어보인다"고 답했다.

또한 앞으로 피해구제위원회가 간, 심장, 신장, 피부 등 폐 이외의 다른 장기에 대한 피해 인정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에 나설 예정이지만 근거 마련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역학적 근거는 있으나 증상과 원인이 다양한 질병의 경우 개별 진단 기준 마련이 어렵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현재 호흡기 질환에 대해서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장기까지 연구가 완료되기 위해서는 시일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보인다. 폐질환 외 다른 질병에 대한 판정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갈등의 반복은 예고돼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특별법 안에서 정부의 역할이 실종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피해구제 체계는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생산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업체에서 조성한 기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환경단체들은 구상권으로 피해자들을 지원·구제하는 현행 체계는 피해자 인정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가해 기업으로부터 확실하게 지원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판정기준이 협소해지기 때문이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선터 소장은 "기업으로부터 돈을 돌려받는 구상권을 전제하기 때문에 폐손상 판정의 약 30%에 불과한 1·2단계만 구제 대상이 되는 것"이라며 "비용을 돌려받겠다는 구상권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닌 폭넓은 구제가 돼야한다"고 밝혔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고의나 과실로 소비자의 생명·신체에 중대한 피해를 준 기업에 소비자 피해액의 몇배의 손해배상금을 물리는 제도다. 소비자 건강·생명 등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기 위한 취지다.

최 소장은 "애초에 이 특별법을 만들 때부터 (얘기가) 나왔던 징벌제가 쏙 빠졌다"며 "징벌제는 제조사에 대한 벌일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이 사건을 바라보는 정부·국회의 시각이 피해자의 시각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게 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법 이름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인데, 결국 단순히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건강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긴급 구호한다는 굉장히 소극적인 의미만을 담고 있는 것"이라며 "30만명이나 되는 피해자가 있는 국가적 재난 사건이므로 단순 피해구제가 아닌 진상규명의 방향으로 (특별법이) 나아가야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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