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5월부터 ‘버스혼잡도’ 안내 시작
교통카드 태그 정보와 차량 크기로 계산
[뉴스핌=이보람 기자] #. 서울 중구 약수동에서 강남구 도곡동으로 매일 출퇴근하는 김유진(29)씨의 아침은 최근 좀더 여유로워졌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서울대중교통'을 통해 집에서 나가기 전 버스 도착 시간은 물론 버스 안 '혼잡도'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지난 5월 22일부터 서울시내 일반버스(간선·지선·순환)의 차내 혼잡도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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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난 5월 22일부터 교통카드 태그 정보를 활용해 버스 차내혼잡도를 시민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뉴시스] |
차 안의 인원을 여유·보통·혼잡 세 단계로 구분해 관련 앱이나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전광판(버스정보안내단말기, BIT)를 통해 시민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여유'는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정도, '보통'은 입석 승객이 손잡이를 하나씩 잡고 서 있을 수 있는 정도, '혼잡'은 입석 승객들 사이 통로에도 승객들이 서 있고 이들 승객끼리 몸이 맞닿을 수 있는 정도 혹은 그 이상을 의미한다.
김 씨는 매일 아침 이 정보를 유용하게 활용한다. 그는 "출근시간이 오전 10시까지여서, 여유있는 편"이라며 "집에서 스마트폰 어플로 '여유'가 뜨는 버스가 오는 것을 확인하고 도착시간에 맞춰 나가면 뛸 일도 없고 내릴 때까지 자리에 앉아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살고 있는 이경석(79)씨도 버스혼잡도 안내가 반갑다.
한 달에 두세번 을지로에 있는 병원을 찾는다는 이 씨는 "무릎이 안 좋아 버스에 서있기 힘든데, 젊은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해주면 그건 또 미안하고 눈치가 보이지"라면서 "버스에 자리가 있는지 미리 알게 되니까 차라리 조금 더 기다려서라도 여유있는 버스를 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 삶에 편의를 더해 준 버스 차내 혼잡 정도 확인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빅데이터(Big Data)' 덕분이다.
빅데이터는 디지털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방대한 범위의 데이터를 일컫는다. 데이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하거나 또다른 새로운 정보를 더해 의미있는 정보를 만들어내는 일은 최근 정보사회의 화두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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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서울시 역시 버스혼잡도를 집계하는데 이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승객이 버스에 탑승한 뒤 단말기에 접촉한 교통카드 승·하차 정보로 차 안의 인원을 집계하고 차량의 크기를 고려해 혼잡도를 판정한 것이다.
서울시 측 관계자는 "혼잡도 안내를 보고 이용자가 버스를 선택적으로 이용하게 되면 승객집중 완화로 차내 환경이 쾌적해지고 승·하차 소요시간이 단축돼 버스 정시 운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서비스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이 자신이 기다리는 버스가 복잡하다는 점을 미리 안다고 해도 이를 보내고 다음 버스를 기다리기란 쉽지 않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일부 시민들에게만 유용한 정보로 쓰일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교통카드 태그 정보를 기준으로 승하차 인원을 세다보니 현금으로 승차하는 고객은 집계가 안돼, 다소 오차가 있을 수 있고 개인에 따라 느껴지는 혼잡의 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 측은 "혼잡 등에 취약한 교통약자 혹은 시간적 여유나 대안노선이 있는 이용자의 경우 이 서비스가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