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통폐합 앞둔 씨티은행, "고객 불만 많지 않다" 단언
[뉴스핌=강필성 기자] “이제 ‘국민의당’에 가서 얘기해야 하나요?”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씨티은행 철수설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한 말이다. 뜬금없이 국회의 제2야당이 거론된 이유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때문이다. 박 행장은 이어 “철수 안합니다. 안씨 성을 가진 철수 안”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런 농담을 건넨 것은 씨티은행 철수설에 대해 답해달라는 요구를 계속 받았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이 점포 80%를 통폐합하는 ‘차세대 소비자 금융 전략’을 발표한 이후 첫 기자간담회인 만큼 여론의 관심은 폐점에 집중됐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15일 씨티 뉴 인터넷뱅킹 기자간담회에서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씨티은행> |
박 행장은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씨티 뉴(NEW) 인터넷뱅킹’ 기자간담회에서 “점포 수를 줄이는 것과 시장 철수는 관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씨티은행은 1967년 한국 진출 이후 86년 소비자금융을 시작하며 다양한 상품을 소개해왔다고 자신하고 있다”며 “디지털 추세를 수용해서 좀 더 앞서서 혁신하겠다는 것이지, 철수 생각하면 투자를 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씨티 뉴(NEW) 인터넷뱅킹’ 서비스에 대한 것이지만 대부분의 질의응답은 폐점과 이에 따른 씨티은행의 전략에 집중됐다. 씨티은행은 지난 3월 ‘차세대 소비자 금융 전략’을 발표한 이후 오는 7월부터 순차적 지점 통폐합에 나설 예정이다.
실제 이날 선보인 씨티은행의 새 인터넷뱅킹 서비스는 향후 폐점을 고려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직접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충분히 은행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했다는 설명이다.
박 행장은 인력 구조조정 설에 대해 “(인력 감축이 없다고) 몇 번을 말해야 믿어줄지 모르겠다”며 “준정년 퇴직제도에 대한 노동조합의 요구는 퇴직금을 5배 올려달라는 것으로 구조조정을 상시화하라는 얘기다. 경영진은 안하겠다는 구조조정을 노조가 요구하는 모순적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노조를 설득해야하고 대화문은 늘 열려 있다”면서 “어떻게 어떤 속도로 변화하느냐는 어디까지나 경영전략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 행장은 또 “6% 정도에 불과한 대면거래(지점)에 씨티은행 인원 40%가 배정돼 있다”며 “경영자라면 이 거래 비중에 인력 40%를 넣을 수 없다. 너무 과격한거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지만 디지털 현상을 수용하고 남들보다 앞서 나가보자는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것도 과도한 우려라는 것이 박 행장의 입장이다.
그는 “주변 70~80대 부모님이 다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는데 왜 인터넷·모바일뱅킹을 못한다고 생각하나”라며 “불편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점이 많다는 이유로 씨티은행을 찾는 사람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왜 점포를 닫냐고 불만을 말하는 고객의 목소리가 크지만 수로 보면 많지 않다”며 “이들을 무시하지는 않겠다. 방법을 찾겠다”고 말였다.
한편, 이날 씨티은행은 공인인증서 없는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새롭게 선보였다. 여기에는 모든 IT기기, 모든 운영체제, 모든 브라우저에서 사용자가 조정하는 창의 크기에 맞추어 사이트의 콘텐츠가 자동으로 조정되는 ‘반응형 웹기술’이 구현됐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