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한송 기자] SK그룹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SK증권의 새 주인을 본격 찾아 나서자 사내 직원들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재 예상되고 있는 증권사나 사모펀드(PEF)에 인수되면 고용안정성을 담보받기 어려운 데다 그룹사 캡티브 물량을 확보 등 영업적인 부분에서도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SK증권 /이형석 기자 leehs@ |
9일 SK증권 A임원은 "3년 간 고용안정을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매각 작업이 진행되는 듯 보이지만임직원 내부에서 우려감이 감도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리테일은 어떤 형식으로든 구조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을테고 회사채나 기금 관련 부서의 경우 매각 후 그룹이 도와주겠냐는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무래도 직원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고용 안정성이다. 전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최근 1~2년새 증권업계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꾸준히 갈등을 일으킨 부분이 중복 인력에 대한 조정이었기 때문이다.
B임원은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이 자본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사에 흡수합병 될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높고, 그것이 최선이라는 외부시각이 있다는 것도 안다"며 "대형증권사에 들어가는 순간 중복 업무 선상에 있는 직원들은 모두 잘려나간다고 본다. 그것이 내부에서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C임원은 "솔직히 대기업 계열사에 붙어있는 게 고용 안정성 측면에선 훨씬 좋다"며 "정부에서 너무 엄격한 금산분리를 추진하다보니 계열 증권사를 방치하다 내치는 상황에서 소속 직원으로서 기분 좋을리 있겠냐"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매각 이후 영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도 걱정스럽다. SK증권의 경우 회사채 발행이나 구조화금융 관련 업무에서 주로 계열사 캡티브 물량을 받아 사업을 영위해오고 있다. 더불어 회사 매각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자금을 조달할 때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채권운용 부서 관계자는 "영업직이나 운용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회사의 네임밸류가 떨어지면 좋을게 하나도 없다"며 "SK 간판을 떼고 회사 이름이 바뀌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구조화본부에 몸담고 있는 관계자 역시 "SK증권의 구조화본부 업무는 크게 부동산과 SK텔레콤 채권을 유동화하는 것"이라며 "계열사에서 이탈할 경우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 질 수 있는 데다 조달금리 상승 등의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해왔다. 이어 "현재 SK증권의 영업구조상 매각 후에도 계열사 물량을 향후 몇 년간 받을 수 있는 옵션을 붙이지 않으면 매각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K는 매각 주간사를 통해 잠재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배포하고 인수의향서를 접수받아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선협상자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끝으로 지분 매각 절차가 마무리된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