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홍준표 지지층 '제로섬' 관계... 네거티브 전략 강화
색깔론, 지역주의 감정 자극... SNS적극 활용
[뉴스핌=조세훈 기자] 19대 조기대선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세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정치적 맥락을 담은 줄임말 신조어가 전파력이 높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낙인찍기'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24일 천안에서 공약을 제시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지난 17일 대전에 대전·충남 공약을 발표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 19대 대통령 선거공약에 포함시킨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사진=뉴시스> |
포문은 국민의당이 열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6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찍으면 문재인 후보가 된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는 '홍찍문'을 언급한 이후 SNS를 타고 빠르게 퍼졌다.
이는 안 후보와 홍 후보가 보수 지지층을 공유하는 '제로섬(Zero-sum)'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서다. 대구·경북(TK) 지역을 중심으로 홍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한다. 국민의당이 반문재인 정서를 기반으로 '사표론'을 조장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자 '홍찍문'을 전략적으로 확산하는 이유다.
안 후보 역시 27일 TK 지역을 찾아 "홍 후보는 문재인 후보의 지지자들에게 박수를 받고 다닌다"며 "여러분의 한 표가 헛되지 않게 될 사람을 밀어달라"고 했다.
한국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홍 후보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이 된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라며 '안찍박'을 내걸었다. 호남과 햇볕정책을 상징하는 박 대표를 내세워 지역주의와 색깔론을 동시에 자극하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다시금 맞대응을 했다. 그는 28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찍으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옥황상제가 된다"며 '홍찍박'을 만들어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구속 찬성 여론이 80% 남짓 되기에, 홍 후보를 구태세력으로 낙인찍는 문구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한편, 색깔론을 제기하는 '문찍김'도 있다. 홍 후보는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대북정책에 관한 한 대한민국 대통령은 김정은이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유화적인 대북관을 꼬집는 것이다.
문 후보 측은 네거티브 맞대응을 하기보다는 '어대문((어차피 대선후보는 문재인이다)'을 내세우며 밴드왜건(유력후보 쏠림)을 강화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