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 좋은 봄, 움쭉 패이고 갈라지고 곳곳 위험
서울시 자전거전용도로 12% 불과 ‘교통사고만 4천건’
겸용 자전거 도로...보행자·차량과 사고 위험 아슬아슬
[뉴스핌=김규희 기자] 서울시 자전거도로는 5년 전과 비교해 16.5% 증가한 775.9km에 달한다.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2015년 기준 99.5km에 불과하다. 자동차는 물론 보행자와 같이 쓰고 있어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자전거도로가 노후화 돼 곳곳에 균열, 손상된 곳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자동차가 다니는 곳에 신호 없는 횡단보도만 있어 안전에 각별하게 유의해야 한다. |
직장인 김모(31)씨는 용산구에서 마포구까지 자전거를 이용해 출근한다. 겨울엔 추워서 타지 못했지만 따뜻한 날씨를 즐기고 동시에 운동까지 되기에 자전거를 애용한다. 자전거로 출근한지 1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는 사고가 날 뻔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했다.
날이 따뜻해지자 사람들은 겨우내 묵혀두었던 자전거를 꺼내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졌고 건강을 위해 라이딩을 즐기는 인구가 늘었다.
하지만 자전거 도로 확보 및 관리, 단속이 미흡해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없는 환경이다. 지난해 서울 자전거 교통사고만 해도 4000건이 넘었다. 서울시연구원 ‘서울시 자전거도로 현황 통계’에 따르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99.5km다. 서울시내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길의 12%에 불과하다.
자전거와 보행자가 같이 다니는 도로가 전체의 74%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겸용 도로에서는 보행자가 스마트폰을 보다가 자전거 도로로 넘어오는 등 곳곳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마저도 없는 경우 자전거 이용자는 차로 옆에서 자동차와 함께 달려야 한다.
도심 속 자전거전용도로 위에 차량이 불법으로 주·정차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자전거는 주차된 차량을 피하기 위해 차로로 들어서게 되고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시가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도입하는 등 자전거 이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차로 옆에 자전거도로가 있는 경우 주·정차 차량이 길을 막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바닥에는 분명 자전거 그림이 그려져 있지만 사람들은 이를 무시하기 일쑤다. 자전거는 이를 피해 차로에 진입하다 자동차와 충돌하게 된다.
시민들은 서울시내 자전거도로가 한강 자전거길 만큼만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대학원생 박모(30)씨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한강에 라이딩을 자주 나간다”며 “집에서 한강 자전거길까지 가는 길이 위험하지만 일단 진입만 하면 정말 라이딩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도심 내 자전거도로와 달리 한강변 자전거길은 안전하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한강 본류를 따라 놓여진 자전거 도로만 106km를 넘는다. 이 곳은 자동차의 출입이 없다. 자전거와 보행자 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자전거도로와 보행로사이 녹지공간을 두고 있으며, 공간이 부족한 경우 40cm 정도 여유 공간을 확보하는 차선을 표시해두고 있다.
지난해 6월 63빌딩~여의도 서울마리나 3.2km 구간의 자전거도로 횡단보도 주변에 안전시설을 설치했다. 또 이 구간 횡단보도 31개를 폭 4.0m 이상으로 넓히고 여의나루역 입구와 마포대교 인근 횡단보도 폭도 정비했다.
다만 자전거도로를 조성한 지 오래돼 도로에 균열이 생기고 패여져 있는 부분이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전거도로 정비와 사고위험 지역, 안전시설 등 관리에 더욱 신경쓰겠다”며 “정비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