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지고 주식 뜬다? 절반만 맞아
트럼프 당선 이후, 국제유가 오히려 소폭 상승
[뉴스핌=김선엽 기자] 그레이트 로테이션, 뉴노멀의 종말, 트럼프발 달러 강세…
지난해 말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2017년 연간전망을 내놓며 외쳤던 단어들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적중한 예상보다는 엇나간 전망이 많았다.
그레이트 로테이션은 본격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고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달러는 오히려 약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원유 가격의 상승도 기대만 못하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전망 수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 달러/원, 상고하저 예상했는데...환율보고서 압박에 급락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의 거시경제 전망 중 가장 크게 빗나간 것은 달러/원 환율이다. 지난해 11월 경만 해도 올해 환율이 상고하저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미국 증시가 고공행진을 펼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우세해지자 달러/원 환율이 상반기 레벨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 상당했다.
하지만 올해 1월 중순부터 달러/원 환율은 '환율조작국'에 대한 부담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전망을 수정하고 나섰다.
KB증권은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달러/원 환율 평균 전망치를 1150원으로 수정했다. KB증권은 지난해 11월 말 2017년이 달러 강세 사이클의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면서 상고하저로 보면서 1165원으로 봤지만 최근의 달러 약세 흐름을 반영해 레벨을 조정한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1월 말 발표한 연간전망에서 달러/원의 2017년 1분기 말 전망치를 1180원으로 제시했다. 또 연말로 갈수록 레벨을 높여 올해 4분기에는 평균 1215원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달러/원 환율은 1118.50원으로 1분기를 마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3월 21일 보고서에서 "속도가 조금 가파르지만 어쨌든 방향은 아래"라며 4분기 1120원을 제시했다.
반면 SK증권은 전망이 어느 정도 들어맞으면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작년 11월 경 SK증권은 2017년 달러/원 환율이 상반기 1120원, 하반기 1070원 정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초에 가졌던 환율 전망에 큰 변화가 없다"며 "올해 궤적은 연평균 1120원을 중심으로 하반기 1100원을 하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 채권 지고 주식 뜬다? 절반만 맞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승승장구 했던 채권의 시대가 저물고 주식으로 투자자금이 몰릴 것이란 전망이 지난해 하반기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국내만 놓고 보면 딱히 들어맞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채 금리가 상승(채권가격 하락)하면서 지난해 말 국내 금리도 일시적으로 치솟았지만 올해 들어서 채권 금리는 횡보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식도 삼성전자의 독주를 제외하면 딱히 상승세라고 진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스피가 1년 전에 비해 180포인트 가량 올랐지만 삼성전자를 빼면 50포인트 정도 상승에 그쳤다. 게다가 최근에는 미국 증시도 주춤하고 있어 국내 증시까지 온기가 스며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펀드 자금 유출입을 봐도 그레이트 로테이션은 미미했다. 주식형 펀드에서는 올해 들어 3조3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 현재 순자산이 46조3000억원이다. 채권형 펀드에서도 1조3000억원대의 자금이 빠져나가 16조2000억원의 순자산을 기록 중이다.
채권과 주식 양쪽 모두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단기성 자금인 MMF에 몰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24조1000억원대의 자금이 몰리면서 MMF 순자산규모가 112조원대에 육박한다.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대이동은 없었다.

◆ 트럼프 당선 이후, 국제유가 오히려 반등
트럼프 당선 이후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미국 내 원유 생산 증가와 달러화 강세 등을 이유로 들었다.
신영증권은 작년 11월 트럼프 당선 직후 유가 전망치를 64달러에서 60달러로 조정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11월 말 보고서에서 2017년 국제유가를 배럴당 40~55달러로 예상했다. 기존 예상치 50~60달러에서 하향 조정한 수치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국제유가는 오히려 오름세다.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에 트럼프 역시 국제유가의 상승을 기대한다는 분석이 늘고 있다.
신영증권은 3월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WTI기준으로 배럴당 60달러를 연내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치를 수정했고 삼성증권도 2분기 국제유가 레인지 전망치를 배럴당 50~65달러 수준으로 되돌렸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본 기본적 논리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 미국 내 원유 생산은 시장 예상보다도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미 달러화가 예상과 달리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고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원유 가격이 상승한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