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주택 가격이 탄탄한 상승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투기적인 단기 거래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월가 금융권도 가세하는 움직임이다. 주택시장의 투기거래자들에게 필요한 자금줄을 제공하면서 최근 수개월 사이 대출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관련 정보와 전략을 제시하는 TV 방송 프로그램까지 등장, 주택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1~9월 사이 단기 차익을 노린 주택 매매를 의미하는 이른바 하우스 플리핑(house flipping)이 주택 버블의 정점에 해당하는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주택 거래 자금 가운데 대출 비중이 3분의 1을 차지, 8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택 플리핑은 저렴한 가격이 주택을 매입한 뒤 이를 개조하거나 리노베이션 한 뒤 처분해 불과 수 개월 사이에 차익을 올리는 기법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단기 매매를 통한 차익이 평균 6만1000달러로, 2009년 주택시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던 당시 1만9000달러에서 가파르게 치솟았다.
하우스 플리핑의 급증에는 월가 금융권도 한 몫하고 있다. 웰스 파고와 골드만 삭스, JP모간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이 관련 신용을 적극 확대해 거래를 부추긴 것.
이달 초에만 JP모간은 캘리포니아 어바인의 한 주택 플리핑 업체에 6000만달러의 자금을 제공했다.
대출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은행권은 고위 경영진들을 관련 지역에 직접 파견하면서 고객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관련 대출 규모가 4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는 2006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은행권이 하우스 플리핑 관련 신용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통상 7개월 만기로 이뤄지는 대출은 금리가 7~12%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는 4% 선에서 움직이는 30년물 모기지 고정금리에 비해 현격하게 높은 수치다.
은행권은 대출 채권을 별도의 합성 증권으로 가공한 뒤 투자자들에게 매각, 리스크를 회피하는 전략을 취한다. 주택 시장 버블을 일으켰던 금융 거래 기법이 고스란히 재연되는 셈이다.
지난 5년간 약 50건의 주택 대출을 받아 단기 매매에 나선 에듀어드 액슬은 WSJ과 인터뷰에서 “최근 주택 대출을 제공하겠다는 금융권의 이메일이 셀 수 없이 밀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인 조지 게론신은 “하우스 플리핑 대출을 원하기만 하면 누구나 자금을 손에 쥘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보유하고 있던 주택을 대부분 처분해 현금을 확보했고, 부동산 시장의 대규모 조정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