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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들의 회계 꼼수, 부메랑 맞았다

기사입력 : 2016년11월18일 07:55

최종수정 : 2016년11월18일 07:55

경영성과 포장하려 매도가능증권 전환...금리 상승에 아뿔싸

[편집자] 이 기사는 11월 17일 오후 7시06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선엽 이지현 기자] "그 동안 독이 든 성배를 들고 있었죠."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 

최근 시장금리가 급등한 영향으로 생명보험사들이 대규모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보험금 지급여력비율(RBC)이 하락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경영성과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회계 마사지를 한 결과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년 금융감독당국이 RBC 제도 기준을 강화할 예정인 만큼, 앞으로 금리가 추가적으로 상승하면 일부 보험사는 자본 확충을 해야할 전망이다. 

18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삼성생명은 지난 9월 말 이후 한 달 반 동안 4조7000억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69bp(100bp=1%p) 가량 상승(11월 16일 기준)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 손실을 삼성생명이 고스란히 떠안은 것은 보유채권 대부분을 만기보유증권이 아닌 매도가능증권으로 회계상 분류한 탓이다. 

생명보험사는 업종 성격상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적극적으로 매매를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삼성생명은 대부분의 채권을 만기보유증권이 아닌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했다. 

이처럼 회계처리를 한 이유는, 지난 5년간 채권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과 관련있다. 매도가능증권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은 직접 손익계산서에 반영되지 않지만 자본계정 중 하나인 기타포괄손익으로 잡힌다. 이로 인해 RBC 비율이 개선되는 등 외형적으로 경영상황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일으킨다. 

보험사들은 이 효과를 만끽하기 위해 이미 가격이 오른 채권을 분기말에 만기보유증권 계정에서 빼내 매도가능증권으로 옮기는 '회계 마사지'를 했다. 

 

2010년 국고채 10년물을 5%의 금리에 매입해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할 경우 매년 이자가 발생하면서 파란선처럼 완만하게 자본이 증가한다. 하지만 금리가 하락하면서 평가이익이 발생한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중간에 재분류하면 일시적으로 가용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자본 수준은 다시 감소하게 된다.

2013년을 전후해 미래에셋생명, 동부생명, KDB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등이 이런 방식으로 채권을 재분류했다. 2014년 하반기엔 한화생명이 보유 중이던 만기보유증권 16조원 전량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전환했다. 덕분에 2014년 6월말 261.4%였던 한화생명의 RBC 비율은 같은해 말 318.1%로 올랐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정반대 상황으로 바뀌었다. 40조원 가량의 채권을 보유 중인 한화생명은 한 달 반 동안 1조5700억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교보생명은 총 자산 중 매도가능증권과 만기보유증권의 비중을 거의 동일하게 맞춰놓아 금리 상승기에도 타격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은 금리가 빠지면서 채권평가이익 덕분에 RBC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출차:금융감독원>

업계는 예견된 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단기 경영성과에 집착하는 경영진이 만기보유증권의 비중을 거의 제로 수준에 맞춰놓은 결과란 것이다. 

실제 2013년 '버냉키 쇼크' 당시 많은 생보사들이 동일한 이유로 RBC의 급락을 경험했다.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보험사의 평균 RBC는 273.7%로 전분기(307.8%) 대비 34.1%p 하락했다. 

김 연구원은 "생보사는 괜찮아도 손해보험사는 단기적으로 (RBC 개선 압박에) 조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경영진이 자신들의 경영성과를 포장하기 위해서 이런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에 실적이 좋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했겠지만 바람직한 행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란 반응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회계 계정 재분류로 보험사 건전성에 대한 착시효과 우려가 있어 안 그래도 작년에 금융위에서 관련 논의가 있긴 했다"며 "하지만 2021년 도입될 예정인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 만기보유 채권이든, 매도가능 증권이든 모든 채권이 시가평가가 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이지현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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