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국내 대형증권사인 H사 여수지점 직원이 고객자금 45억원 가량을 빼돌려 잠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에도 서울의 지점 직원이 고객돈 수십억원을 들고 잠적해 이후 이 지점 직원과 피해자들간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다.

28일 여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근 H사 여수지점 양 모(45) 차장은 고객들의 투자금을 가로챈 후 지난 14일부터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 고소장에 접수된 피해자는 총 16명, 피해금액은 45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에 따르면 양 씨는 지난달부터 '고수익이 보장된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았다. 더욱이 수수료가 든다는 명목하에 직원 명의의 개인 계좌로 투자금 송금을 요구한 것이 문제였다.
경찰은 양 씨가 지난 2006년부터 이 같은 수법으로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 또다른 피해자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여수지점 한 투자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는 여수지점 고객들의 피해규모가 100억원 정도라는데 일부에선 이를 훨씬 넘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며 "다행히 나는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정말 놀랐다"고 전해왔다.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여수 지점에 본사 감사팀이 내려가 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아직까지 피해 규모나 전후 사정 등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초기상황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 회사 지점 직원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고객에게 본인 계좌로 돈을 넣게하고 이를 횡령하는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개인계좌를 활용한 직원의 고객투자금 횡령 사건이 회사 안팎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당시 강서지점 한 차장은 수년간 고객에게 '고수익을 보장해준다'는 말로 20억원 가량을 끌어모았다. 지인으로부터 받은 돈까지 포함하면 당시 피해 규모는 약 50억원에 달했다.
다만 해당 거래가 이루어진 계좌가 해당 증권사가 아닌 다른 금융기관에 있는 해당 차장의 개인 계좌였고 자체 감사 과정에서도 피해자들이 이중 계좌의 여부를 밝히지 않았으므로, 배상 문제를 놓고 회사와 피해자 측이 대립해왔다.
해당 피해자들은 올해 여름내내 증권사 본사 앞에서 배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으며, 현재 피해자들은 해당 직원을 고소하고 사건이 법원까지 넘어간 상황이다.
회사 안팎에선 지점 사고가 재발되는 이유를 고수익을 갈망하는 투자자들과 이들을 노리는 사기수법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개인 계좌를 통해 직원과 투자자간의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회사 내부 감사에서도 걸러지지 않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회사 측에서도 이 같은 사건이 계속해서 재발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강서지점 사건 이후 대출연체자나 민원 신고가 들어온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매점검을 펼쳤으나 이번 여수지점 직원은 그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았다. 게다가 거래 자체가 타 금융기관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는 얘기다.
컴플라이언스 담당 임원은 "피해 고객 중에는 당사와 거래 자체가 없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를 어떻게 걸러낼 수 있을지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타사들도 비슷한 경우가 반복되면서 몇개 회사들이 모여 관련 대책을 세워보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사실 증권사 지점 직원들의 고객 투자금 사기·횡령 사건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증권업계에서 발생한 사기 및 횡령 사건은 모두 7건으로 피해금액은 32억원에 달한다. 최근 4년간 300억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최근 D증권 부천지점에서도 직원이 동료들로부터 받은 17여억원을 투자 명목으로 받은 뒤 돌려주지 않아 검찰에 고소를 당했다. N증권 역시 고객돈 49억원을 횡령한 지점 직원이 적발돼 올해 3월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이와관련, 금융감독원은 오는 10월과 11월중 횡령사건이 발생한 증권사를 중심으로 현장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