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올림픽 시즌 앞두고 ‘앰부시 마케팅’ 총력전
[뉴스핌=강필성 기자]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하고….”
고전 소설 홍길동의 한 대목이지만 비슷한 상황이 유통업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3일 앞으로 다가온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이하 리우 올림픽)의 특수를 잡기 위해 유통업계가 가지각색 이벤트를 펼치는 것.
공교롭게도 이들은 올림픽을 올림픽이라고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공식 올림픽 스폰서만이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활용한 마케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가 ‘올림픽’ 없는 올림픽 앰부시(ambush) 마케팅에 열을 올리게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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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에서 육상 경기가 펼쳐질 올림픽스타디움. <사진=리우올림픽 홈페이지> |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계의 올림픽 마케팅 유형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올림픽이라는 단어 대신 금메달이나 한국 대표선수를 응원하거나 올림픽 시청 수요를 위한 야식 행사, 마지막으로 브라질 국가명을 건 행사다.
모두 리우 올림픽을 연상시키지만 공식 후원 계약을 하지 않고 숟가락을 얹는 이른바 앰부시 마케팅이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두 가지 유형을 택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3일까지 ‘러블리 코리아 패스티벌’을 연다. 이번 행사에서 올림픽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리우 올림픽에서 금매달을 딸 경우 경품 금액이 올라가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1등 경품은 1000만원이지만 한국이 금매달 20개를 따내면 총 2억원의 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리우를 연상시키기 위한 ‘비바 브라질 위크’ 행사를 통해 가전 프로모션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대한민국 히든 히어로즈 응원 캠페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잘 알려지지 않는 올림픽 비인기 종목 국가대표 선수를 응원한다는 취지로 참여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갤럭시S7 엣지 올림픽 리미티드 에디션’을 증정한다. 이와 함께 이와 함께, 일제 강점기의 올림픽 영웅인 고(故) 손기정 선수를 기리는 사진전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서머 푸드 페스티벌’을 진행 중이다.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에는 올림픽이라는 단어가 한마디도 들어가 있지 않지만 사실상 새벽 올림픽을 위한 야식을 겨냥했다. 올림픽 시즌 동안 식품 장르의 매출이 연평균 수치를 크게 상회하기 때문.
이 외에도 이마트는 브라질 출신 네오 팝아트 작가 로메로 브리토의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나섰고 롯데마트는 ‘파이팅 코리아’ 행사를 통해 치미추리 치킨 등 브라질 대표음식을 선보이고 나섰다.
유통업계가 이번 리우 올림픽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치다보니 웃지 못 할 상황도 벌어진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브라질 작가 로메로 브리토의 작품이 새겨진 가방을 경품으로 증정하는 행사를 열면서 ‘리우 올림픽 선물 증정 이벤트’를 슬로건으로 걸었지만 해당 단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국가 대항전 이벤트’로 문구를 다급히 수정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월드컵이나 올림픽이 국가적 축제다보니 보다 유통업계에서는 고객을 끌고 올 이벤트에 총력을 기을 일 수밖에 없다”며 “IOC의 올림픽 관련 마케팅에 제약이 있다보니 이를 회피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