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 트림 50% 안팎 차지…고급옵션 선호 영향
[뉴스핌=송주오 기자]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고(高)사양 모델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고급 사양으로 이뤄진 자동차를 선호하는 소비자 경향이 판매로 나타난 것. 한 업체는 고급 사양에 들어가는 일부 부품이 모자라 생산에 애를 먹을 정도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올뉴XC90은 지난 3월 이후 두 달 동안 진행된 사전계약 결과 500여대의 판매가 이뤄졌다. 올해 목표 판매량이 1000대인 점을 감안하면 목표의 절반을 사전계약으로 달성한 셈이다.
특히 상위 트림인 인스크립션이 전체 계약량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올뉴XC90은 모멘텀과 R디자인, 인스크립션으로 트림을 구성됐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인 T8 모델은 인스크립션을 기본으로 상위 트림인 엑설런스를 추가했다.
주력 모델인 D5(디젤)와 T6(가솔린)에서는 인스크립션이 최상위 트림인 것이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고급 옵션이 포함된 인스크립션 트림의 인기가 자사 예상치를 뛰어넘었다"면서 "고객들이 돈을 더 들이더라도 상품성이 높은 모델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짙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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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은 국산차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신형 말리부 최상위 트림인 LTZ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특히 2.0 터보엔진을 장착한 모델의 경우 최상위 트림이 8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르노삼성차의 SM6는 최상위 트림인 RE의 판매 비중이 45%로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RE 트림의 기대 이상의 호응으로 인해 프랑스와 독일의 일부 수입산 부품을 긴급히 수급하는 등 생산 계획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사전 계약에서도 가장 높은 가격대인 SM6 1.6 TCe RE(3190만원)의 비중이 35%에 육박한 바 있다.
올초 출시한 기아차 신형 K7의 사전계약(3.3 가솔린 모델 기준)에서도 상위 트림 계약 물량이 50% 가량 됐다. 정식 출시된 이후에도 40% 이상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마케팅에서 강조한 옵션을 고객들이 사용하기를 원하는 데 대부분 상위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상위 트림으로 옮겨간 고객들이 돈을 더 보태 기본 사양이 좋은 최상위 트림을 구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에선 이에 대해 신차 출시 초기에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신차 출시 초기에는 해당 차량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고사양 트림을 선택하는 비중이 일시적으로 높아진다"며 "시간이 흐르면 중간 트림의 구매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