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무게 줄여 성능 높이고, 배기가스 낮춰
현대·기아차 전차종 모듈 부품에 신소재 확대
[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모비스가 자동차 부품 경량화와 경량 소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량 ‘다이어트’를 통해 고성능과 고연비, 저배출가스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이다.
30일 현대모비스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초고장력강, 알루미늄, 클래드 메탈, 유리대체 플라스틱 등 경량화 소재를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차체 강성을 높이면서 무게도 낮춰 각국 환경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 업체들이 경량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갈수록 강화되는 각국의 자동차 환경 규제에 있다. 오는 2020년까지 한국은 24.3km/ℓ, 유럽 26.5km/ℓ, 미국 18.8km/ℓ, 일본 20.3km/ℓ의 평균 연비 규제가 시행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해당 나라에서 차를 팔 수 없다.
일반적으로 차량 무게를 10% 줄이면 연비는 6% 가량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배출가스도 일제히 줄어들어 질소산화물(NOx)은 8.8%, 일산화탄소(CO)와 탄화수소(HC)는 각각 4.5%, 2.5% 감소한다. 동시에 가속과 조향 성능이 각각 8%, 6% 향상되고 제동거리는 5%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 감량에 따른 하중 감소로 섀시 부품의 내구 수명이 1.7배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경량화 바람은 한층 거세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EQ900(수출명 G90)과 쏘나타, 기아차 신형 K7, 쏘렌토 등 주요 차종에는 초고장력강판이 51% 이상 적용됐다. 운전석, 섀시 모듈 부품에는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 소재도 사용된다.
이 같은 부품 경량화 추세에 맞춰 현대모비스도 선행 기술 개발과 양산 적용을 늘리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쏘나타와 그랜저, 싼타페 등 차량의 섀시모듈 부품(로어암, 너클 외)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하고 있으며 고강도 주철소재를 적용한 경량화 부품도 신형 아반떼 등에 적용 중이다.
단적으로, 올해 1월 출시된 현대차의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은 경량화에 따라 고연비를 달성했다. 아이오닉의 복합 공인 연비는 22.4km/ℓ로, 이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국내 출시 차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보닛과 테일 게이트, 섀시 부품 등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고, 연료탱크를 강화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 부품 무게를 줄이는 데 주력했다
알루미늄은 철 보다 가격이 높지만, 무게는 약 30%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BMW 등 주로 고급차에 적용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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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는 서스펜션 부품을 알루미늄 합금으로 개발해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사진=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는 아이오닉에 이종 복합 소재인 ‘클래드 메탈’을 ‘버스바’에 처음 적용했다. 버스바는 차,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막대형 전도체로 전장 부품 간 전류 통로 역할을 한다. 기존의 버스바 소재는 대부분 구리로 전기 전도도나 가공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밀도가 높아 경량화 면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구리 소재를 ‘구리-알루미늄-구리’의 클래드 메탈로 대체해 기존 버스바보다 무게를 45% 줄였다.
유리 대체 플라스틱도 양산 차에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 헤드램프에 들어가는 비구면 렌즈에 유리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해 무게를 40% 줄였다. 플라스틱은 유리에 비해 비중이 50%에 불과하면서도 투과율과 굴절률, 내구성과 가공성이 좋아 대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스틸 대체를 위한 고강도 연속섬유 복합소재 연구개발을 통해 경량화 25% 이상을 목표로 경량 프론트엔드모듈(FEM) 캐리어(FEM 구성 부품들이 장착되는 구조물)를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향후에도 알루미늄, 마그네슘 부품의 확대 적용과 이종금속 접합, 고강도 복합소재, 금속-고분자 접합 등 다양한 경량화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