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수익률에 채권자금 미국·신흥국行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투자자들이 정치 분열과 초저금리, 은행권 부진, 지속되는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유럽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UBS그룹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유럽증시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 근 15주째 매도에 나서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장기간 매도 기록이다. 3월 이후 유럽증시 관련 ETF에서 정리된 펀드 자금은 약 226억달러로 전체 펀드 자금의 9.4%에 달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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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로존 본부 <출처=블룸버그통신> |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 서베이에서는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유로존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이달 중 17월래 최저치로 축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펀드매니저들의 55%가 유로존 지역을 선호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자금이 빠지면서 유럽 금융시장도 직격타를 맞고 있다.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올해 8% 가까이 빠졌고 은행권은 19% 가까이 폭락했다.
투자자금 유출은 채권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픽텟 자산운용 분석에 따르면 3월 말 기준으로 연간 유로존 채권시장 순 자금유출 규모는 5000억유로 정도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유로존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고수익을 좇아 미국 국채 시장이나 신흥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BAML에 따르면 유로존 국채의 54%, 금액으로는 3조5000억유로 정도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의 경우도 0.181% 정도인 반면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85%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유로존 자산의 지속적인 매도세와 달러 추가 강세가 겹쳐 유로화 가치가 더 밀리면 유럽 수출기업 경쟁력에 보탬이 되는 등 실적 개선 여지가 있으며, 오는 6월23일 영국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 잔류가 결정된다면 매수세가 돌아올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매체는 전문가 상당수가 유럽 전망에 회의적 시각이라고 전했다.
FBB캐피탈파트너스 담당이사 마이클 무시오는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유럽이 다소 저렴해 보이긴 하지만 기저 성장세를 살펴보면 밸류에이션이 낮을 수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유니제스천 투자매니저 루카 시몬첼리는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갖지 않는 한 유럽은 위험한 (투자) 플레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