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월부터 한국 등 53개국 금융정보자동교환
[뉴스핌=고종민 기자] 룩셈부르크에서 만들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역외펀드가 투자자 정보를 룩셈부르크 조세당국에 보고하기 시작했다. 룩셈부르크 조세당국은 우리나라 국세청이 요청하면 보고받은 국내 투자자 정보를 제공할 전망이다. 조세회피처인 룩셈부르크를 통해 세금을 피해가려던 투자자들이 모두 국세청에 드러나게 되는 셈이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역외펀드인 얼라이언스번스틴시카브는 '투자자의 개인정보'로 분류되는 특정 정보 및 상세내역을 룩셈부르크 국세청(Administration des contributions directes)에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한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변경 제출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시카브는 룩셈부르크뿐만 아니라 기타 관할지의 조세당국, 감사, 회계사를 포함한 정부기관이나 규제기관과 같은 제3자에게도 투자자 개인정보가 전달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또다른 역외펀드인 웰스파고(럭스)월드와이드펀드도 룩셈부르크와 조세정보교환약정을 체결한 국가에 금융자산보유자들의 금융계좌정보를 자동적으로 보고한다고 밝혔다.
보고하는 사항은 투자자들의 ▲인적사항(일정한 법인과 그들의 지배주주를 포함)과 거주지에 관한 정보 ▲계좌 정보 ▲보고주체 ▲계좌잔액 ▲배당소득 ▲매각 또는 환매소득에 관한 정보다.
역외펀드들이 이처럼 투자자 정보를 보고하는 것은 룩셈부르크가 지난해 말 관련 법률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국가(다자)간 금융정보자동교환 협정에 서명한 국가들이 아직 관련 법 조항을 정비하지 않았지만 룩셈부르크가 역외탈세(조세회피) 방지를 위한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 이에 해외 주요 운용사들이 이 달 들어 시카브펀드의 정관 및 약관 개정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룩셈부르크도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CRS)을 맺은 국가 중 하나"라며 "나라별로 법, IT시스템, 행정, 상품 등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룩셈부르크처럼 다른 나라들도 앞으로 역외펀드 투자자정보를 보고하도록 법률을 개정할 예정이다.
외국계 A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외국계 펀드운용사는 한국의 판매사에게 서류를 받아 투자자 정보를 얻는 게 전부였다"며 "스위스·미국 등은 거래할 때 투자자금 출처를 모두 밝혀야 하지만 한국은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하는 공모펀드라는 특성 때문에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투자자정보 보고 강화는) 역외탈세 방지 목적도 있지만 북한, 시리아 등을 통해 나올 수 있는 불법 자금을 통제하기 위하 수단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도 국가간 금융정보자동교환(2017년 9월 첫 교환)을 위해 올해 1월1일부터 외국 거주자의 국내 금융계좌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국내 금융사는 외국 거주자인 계좌보유자의 인적사항과 금융계좌정보를 내년 7월부터 매년 7월 국세청에 제출해야한다. 이를 위해 기존계좌(2015년 12월 31일 이전)의 전산·문서기록 등을 검토하고 올해부터 개설되는 신규계좌는 본인확인서를 받아 금융거래자의 거주지국, 납세자번호 등을 확인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53개국은 내년 9월부터 매년 1회 금융정보자동교환을 시작한다. 2018년 9월부터는 77개국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