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고 급감·자본유출·성장둔화 등 악재 산재
[뉴스핌=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급감하는 외환보유고와 자본유출 리스크로 아시아 통화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20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서베이 결과를 이용, 지난 30일부터 내년 말까지 달러 대비 루피아 가치는 6.2%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됐다. 지난 2년 간 가장 부진했던 말레이시아 링깃화보다도 낙폭이 두 배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루피아 환율 1년 추이(루피아 가치와 반대) <출처=블룸버그> |
전문가들은 지난 11월까지 9개월 동안 꾸준히 줄고 있는 외환보유고를 가장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 외환보유고는 올 들어 10%가 줄어 2013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상태로, 보유고가 줄어드는 만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환율 방어력이 떨어지게 된다.
갑작스런 자본유출 가능성도 불안하다. 인도네시아 통화표시 국채의 38%를 해외 투자자들이 들고 있는데,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중국의 경기 둔화, 또 이로 인한 상품가격 하락 압력과 위안화 평가 절하 등은 인도네시아의 통화유출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이하 속젠) 아시아외환전략 대표 제이슨 도우는 "자본 유출 취약성 측면에서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가장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속젠의 경우 내년 말 루피아 전망을 달러당 1만5300루피아로 블룸 서베이 중간치 1만4800루피아보다도 암울하게 제시했다.
여기에 상품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까지 한참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와 내년 기껏해야 완만할 것으로 보이는 성장세 역시 루피아 전망을 흐리는 요인이다.
블룸 서베이에서 올해와 내년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률은 각각 4.7%와 5.1%로 예상됐다. 지난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5.2%와 5.6%였으며, 당시 은행은 금리 인하 여지가 더 커졌다고 평가해 루피아 추가 약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도네시아 외환보유고는 꾸준히 감소했으며, 인도네시아 통화표시 국채의 38%를 해외 투자자들이 들고 있는 만큼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한 통화유출 우려가 그만큼 높다.
ABN암로 선임 외환전략가 로이 테오는 "대외 불균형과 상품가격 약세, 미 긴축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을 고려하면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도 루피아가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ABN암로는 내년 연말까지 달러당 루피아 가치가 1만5000루피아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점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