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효은 기자] 삼성그룹의 사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한화와 롯데에 각각 둥지를 트는 삼성정밀화학과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 노동조합(노조)의 엇갈린 행보가 주목된다.
롯데에 매각되는 삼성정밀화학 노조는 새 경영진에 대한 환영과 혁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한화에 둥지를 튼 한화종합화학 등은 빅딜이 발표되자 마자 노조를 결성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였고, 이후에도 노사가 충돌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5일 재계 및 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삼성SDI의 케미칼 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삼성그룹 화학 계열사를 내년 4월까지 인수할 계획이다. 이로써 지난해 빅딜을 통해 삼성에서 한화로 간판을 바꿔 단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에 이어 나머지 화학 계열사들도 삼성 간판을 내리게 됐다.
롯데와의 빅딜이 발표된 직후 삼성정밀화학 노사는 즉각 환영을 뜻을 밝혔다.
노사공동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3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삼성그룹의 불가피한 지분 매각 결정을 이해하고 삼성그룹의 지속적 혁신과 발전을 기대한다"며 "글로벌 초일류 기업 도약을 위해 롯데케미칼의 지분인수를 적극 지지하고 환영하며 신동빈 회장의 경영리더십에 신뢰와 지지를 보낸다"고 지지 의사를 전했다.
삼성정밀화학 직원들은 당초 지분 매각 발표 후 충격과 당혹스러움에 휩싸였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롯데그룹의 고용과 처우에 대한 보장이 명확시 된다는 전제 하에 롯데그룹과의 노사 협의를 적극 지지할 것이란 뜻을 분명히 했다.
통상 기업이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게 되면 노조의 반발로 구조조정이 난항에 직면하는 경우가 업계의 관행처럼 여겨져 왔지만 이번 롯데와 삼성의 사업 재편은 노사간의 지지와 신뢰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삼성그룹의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는 한화그룹에 매각된 이후 매각 무효를 주장하며 반발에 나섰다.
한화종합화학으로 이름이 바뀐 삼성종합화학도 올해 1월 노조를 설립했고 약 10개월 후인 지난달에는 임금 협상을 두고 전면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한화종합화학은 올해 협상에서 ▲ 상여금 600%의 2년 내 통상 임금 전환 ▲ 일시금 150만원 지급 ▲휴가 5일 신설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에 대해 거부했다. 이어 노조는 전면 파업 돌입했고, 사측이 직장폐쇄로 맞서면서 노사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다행이 노조가 4일 사측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면서 직장폐쇄가 풀렸지만, 구조조정 등에 따른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화종합화학 노조 관계자는 "삼성정밀화학 같은 경우에는 몇 달전 부터 소문이 계속 돌았고 직원들도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심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며 "다만 저희 같은 경우는 일말의 귀띔도 없이 발표되던 날 일방적으로 통지를 받았고 이에 대해 직원들이 불만을 품고 반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과정이 달라 삼성정밀화학과 단순 비교되는 것은 억울하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노조는 최근 사측과의 임금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전면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한화종합화학 노조 관계자는 "한화종합화학이 최근 3년간 적자가 1400억원 정도 났는데 그 전까지 누적 흑자만 해도 4000억원 수준이었다"며 "밖에서 보는 시각과 내부에서 보는 시각이 차이가 있고 이번 삼성정밀화학과 비교되는 측면에서는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정밀화학 노조가 롯데와의 빅딜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태도 변화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주체인 롯데케미칼의 임금과 복지수준이 높아 직원들이 기대를 갖고 있지만, 향후 임금과 보상금 등에 대한 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아직까지 직원들의 처우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으며 앞으로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회사 입장에서 이번 딜은 회사의 규모가 그만큼 커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직원들도 대체적으로 환영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효은 기자 (heun2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