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외부에서 빌려 쓴 돈의 규모가 지난 3년간 1조원 이상 급증했다.
지난 2013년 저가수주 해외사업장에서 1조원대의 영업 손실을 낸 여파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
올 하반기에도 해외 저가 사업장의 추가 손실이 예상되는데다 신규 수주도 부진해 자금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연말 순차입금 규모는 1조2000억원 가량 될 전망이다.
순차입금은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총차입금에서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뺀 수치를 의미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순차입금 규모는 해외 저가수주 '이슈'가 터진 지난 2013년을 기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2012년 이 회사는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보다 1126억원 더 많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3년 순차입금 규모는 1조683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원 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도 이 회사의 순차입금은 976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2000억원이 더 늘어난 1조189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순차입금이 증가한 이유는 공사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수입보다 지출(회사 운영자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사업을 수주할 때 일정 기준 공사 진척도를 맞춰야 공사비를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Mile-Stone) 방식의 대금 지급 방식을 적용했다.
이 경우 공기가 연장되면 제때 공사 대금을 받을 수 없다.
선수금이 없는 프로젝트 수주도 순차입금 증대를 확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ARAMCO)가 발주한 코젠(COGEN) 화력발전소는 선수금이 없는 공사다.
해외 공사 수주가 계속해서 줄고 있는 것도 순차입금을 늘린 이유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신규 수주는 지난 2012년 13조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2013년 들어서는 6조2880억원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올해는 6월까지 2조2000억원 어치를 수주해 지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주 잔액도 지난 2011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수주잔액은 지난 2011년 20조원에서 2013년 들어 15조원으로 내려앉았고 올해 상반기에는 11조원까지 쪼그라 들었다.
대규모 비용이 발생한 것도 순차입금 증대를 불러 일으켰다.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서울 강일동 사옥을 새로 짓는데 약 4300억원을 투입했다. 또 같은 기간 1319억원을 자사주를 취득하는데 썼으며 390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 결과 벌어들이는 돈보다 지출 금액이 더 많아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채권은 지난 2012년 9678억원에서 이듬해인 2013년 1조813억원, 2014년에는 9853억원 수준으로 1조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매입채무는 2012년 1조940억원에서 2013년 1조6965억원으로 1년새 매출채권 대비 6000억원 가량 많아졌다. 이어 지난해에는 1조7813억원으로 매출채권에 비해 8000억원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조원대의 영업 손실이 발생한 지난 2013년 서울 도곡동 SEI타워와 글라스타워공유지분(34%)을 팔아 2340억원의 현금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약 1조2000억원의 자금부족이 발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순차입금 증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사업 가운데 일부는 수주 금액보다 원가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수익성 개선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에서는 ▲아랍에미리트 RRE 정유플랜트(수주금액 : 3조3776억원) ▲미국 DOW 화공플랜트(4511억원) ▲사우디 샤이바 패키지 가스플랜트(3조8348억원) ▲사우디 CO2 가스플랜트(1503억원) ▲사우디 마덴 Aluminum PKG(1조2742억원) ▲사우디 와싯 발전소(6940억원) 등을 적자 우려 사업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저유가로 인해 신규수주도 둔화되고 있어 수익 창출력 보다 순차입금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맹주호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최근 저유가 등으로 중동지역 화공플랜트 수주 상황이 좋지 않다”며 “당분간 삼성엔지니어링의 일정 수준 역성장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잔액은 지난 2012년부터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렵다”며 “해외 중심의 사업모델을 유지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저유가 기조가 지속될 경우 해외 수주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순차입금 규모를 줄이기 위해 내실을 기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저가수주 방지를 위해 해외사업에 더욱 집중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저유가 기조로 사업 발주 자체가 줄어 신규 수주가 힘들어진 만큼 내부에서도 당분간 뚜렷한 실적 개선은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