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하락과 리스크 부담에 투자자 모집 어려워..3년간 신규 상장 없어
[뉴스핌=이동훈 기자] 주식시장에 상장된 부동산 간접투자회사 ‘리츠’(REITs)가 최근 2년새 절반으로 급감했다.
부동산 수익성이 낮아져 상장된 리츠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매출 감소 및 적자에 허덕이는 리츠가 적지 않는 게 현실이다. 리츠는 법적으로 수익의 90%를 배당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상장 리츠 5곳 중 2곳은 현금배당을 하지 못했다.
게다가 리츠의 경영 투명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시장 확대에 악영향을 미쳤다. 때문에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상장 리츠가 확대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리츠는 지난해 말 7개에서 지난달엔 5개로 줄었다. 이중 이코리아리츠는 거래중지 상태이며 코크렙15호은 관리종목에 들어갔다.

리츠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코크렙15호는 지난 2013년(2013년 7월~2014년 6월) 당기순손실 44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반기 실적도 17억6200만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코크렙15호는 대한전선의 옛 사옥인 인송빌딩을 매입해 운영했으나 공실 증가로 손실이 커졌다. 연간 매출액 50억원을 채우지 못해 지난해엔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현재는 이 건물을 호텔로 리모델링 중이다.
이코리아리츠는 지난해 3분기(2014년 4월 1일~12월 31일) 당기순손실 9억9400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2년 연속 순손실이다.
실적이 악화되다 보니 리츠의 성과를 좌우하는 배당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크렙15호와 이코리아리츠는 최근 몇 년간 배당이 없었다. 나머지도 배당성향(배당총액/순이익)이 높지 않다. 지난해 광희리츠는 0.3%, 트러스제7호는 3.8%의 현금 배당수익률(배당금/주가)을 기록했다.
케이탑리츠 만이 지난해 배당수익률 6.7%로 평균치를 상회했다. 최근 3년간 배당수익률은 6.4%다.
오피스 건물의 수익률 하락도 악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건물과 오피스빌딩의 평균 투자수익률은 5.91%로 집계됐다. 수익률은 지난 2010년 6%대를 유지했으나 점차 낮아지고 있다.
때문에 민간투자자 공모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연간 수익률이 대부분 2~3%대에 머물러 있는 데다 사업 리스크(위험)도 높아서다. 영업적자를 기록하면 현금배당은 고사하고 주식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도 떠안아야 한다.
리츠 운용사 한 임원은 “리츠마다 투자 부동산이 달라 수익성을 단정 짓긴 어렵지만 전체적인 부동산 수익률이 낮아지는 건 경영 환경에 우호적이지 못하다”며 “리츠 규모가 작아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없다는 단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은행금리 3배 정도인 6%대의 수익률은 발생해야 리츠 상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가도 보합세로 대부분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코피스 시장이 연초 1926포인트에서 5월 4일 종가 2132포인트로 10.6%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약세를 기록한 셈이다.
광희리츠는 지난 1월 2일 주당 7011원에서 5월 4일 기준 5130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토레스7호는 4525원에서 4675원으로, 코크렙15호는 3580원에서 4000원으로 이동했다.
경영 투명성은 풀어야할 숙제다. 광희리츠는 횡령·배임 혐의로 경영진이 진흙탕 싸움을 펼치고 있다. 회사 대표이사가 또 다른 각자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코리아리츠도 배임 문제가 불거진 상태다.
한국리츠협회 이상재 정책팀장은 “리츠는 일반적으로 5~7년 정도 운영되다 해산되는 데 최근엔 소멸 리츠만 있고 신규로 상장된 리츠는 없었다”며 “상장 기준 완화 등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