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카카오 위기설'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핀테크와 택시앱 등 신규 사업 출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캐쉬카우인 게임 사업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서다.
30일 다음카카오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합병 이후 처음 집계된 다음카카오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8984억원, 영업이익 2092억원, 당기순이익 140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 42%, 10% 증가했다.
이 가운데 게임 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30% 수준인 2600억원대에 이른다. 이는 전년 대비 30%이상 증가한 것이지만, 4분기만 떼놓고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다음카카오의 작년 4분기 매출은 68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6% 증가하는데 그쳤다.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네이버와 손을 잡은 넷마블, 자체 플랫폼을 보유한 컴투스·게임빌 등 업계의 '탈카카오' 전략 탓에 카카오의 비중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해외 시장에서는 카카오 플랫폼이 큰 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도 카카오 약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

넷마블 사태 이후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합병 이후 16만원까지 급등했던 다음카카오의 주가는 현재 11만원대까지 추락했고, 지난 1월, 9조원이 넘었던 시총은 7조원대까지 감소했다. 올해는 배당도 하지 않고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 게임 사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김범수 의장이 직접 게임 사업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실상 내수 기업인 다음카카오가 게임 비중 축소로 인해 기업 전체가 흔들리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내달 카카오를 통해 출시 예정인 '마스터탱커2'가 달라진 게임 강화 전략의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이 수입한 중국 모바일게임 '마스터탱커2'는 중국 게임사 로코조이가 개발해 텐센트가 서비스한 게임으로, 중국 모바일 게임 매출 1위에 올랐던 화제작이다.

넷마블을 비롯한 대형 모바일 게임사와의 관계 재정립을 위해서라도 매출 선두 자리를 카카오 게임으로 채우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넷마블-엔씨소프트를 경계하는 넥슨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탈카카오 흐름을 견제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국내 최대 모바일 게임사인 넷마블을 회유하는 전략이 함께 구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과의 성공적인 제휴를 통해 카카오 지붕의 위력을 보여주는 한편, 21%의 고정 수수료를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넷마블이 올해 신작만 40개 이상을 쏟아내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넷마블을 등지고 게임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한 셈이다.
이미 업계에선 카카오가 넷마블을 비롯한 특정 모바일 게임사에 수수료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수위권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적은 넷마블의 약점을 일정 부분 해결해주겠다는 심산이다.
실제 넷마블은 매출 면에서는 5000억원대로 스마일게이트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영업이익은 3000억원을 넘기는 스마일게이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다음카카오의 이 같은 '당근과 채찍' 전략은 게임을 제외하면 뚜렷한 수익원이 없다는 한계에서 비롯됐다. 여전히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지만 모바일 플랫폼이 다변화되면서 더이상 광고에만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핀테크 사업이 큰 수수료를 가져가기 힘든 만큼, 결국 게임 사업이 안정적으로 버텨줘야 택시를 비롯한 신규 사업이 자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을 회유하기 위해서 특정 게임이나 매출 상황에 따라 수수료를 인하해주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회유 전략과 별개로 '마스터탱커2'를 매출 1위로 올려놓기 위해 대규모 마케팅이 진행될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이 게임 자회사인 다음 게임의 사업 상황을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는 얘기가 있다"며 "카카오 내부에서도 게임 사업 약화에 대한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이 거론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