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2000선을 뚫고 올라가던 코스피가 미국의 금리인상 및 달러화강세 추세에 대한 우려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1980선으로 후퇴했다. 증권가의 관심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에 쏠리고 있다. 유럽 양적완화를 통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유로 캐리 외국인 자금이 한국 증시에 본격적으로 유입될 것인가 여부 또한 이 변수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 의견이 당장 갈린다. 먼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속도는 완만할 것이기 때문에 코스피는 일시적 조정을 겪겠지만 조만간 상승탄력을 받아 한 단계 더 점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쪽과, 일단 한 차례 금리인상으로 그칠리 만무한 연준의 태도를 봐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3개월 정도 국내증시는 지지부진하다가 하반기에나 상승 모멘텀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으로 나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3월들어 지난 3일 2001.38포인트 그리고 6일 2012.94포인트로 각각 2000선과 20100선을 넘어섰지만, 이후 연속 사흘 내리면서 2000선 아래로 밀렸다. 이날 코스피는 3.94포인트, 0.2% 하락한 1980.83포인트에서 마감했다.

◆ 코스피 2000 재도약 가능 VS. 당분간 관망 장세
3월 증시는 대외 불안 요인이 줄어들면서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 코스피가 2000선 위에 안착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지만, 최근 미국 고용지표 개선과 함께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제기되자 브레이크가 걸리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미국의 2월 고용지표가 호조로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퍼졌지만 이러한 금리인상 우려 충격이 단기 이슈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아직 미국이 금리인상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이 작고 ECB의 양적완화로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하는 유동성 장세가 이어진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고용데이터가 양호하게 나왔지만 임금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질적으로 좋은 것은 아니고, 글로벌 양적완화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미국이 상반기에 금리를 인상할리 만무하다"고 주장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국내기업의 1,2분기 실적전망이 높아지고 있고 부동산 경기에서 '부의 효과(Wealth Effect)'를 기대할 수 있어 기존 우리 시각인 '상고하저(上高下低)' 전망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특히 "지난 며칠간 유럽계 자금이 빠진 것을 보고 브레이크가 걸렸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그의 예상으로는 상반기에 코스피는 2000선을 훌쩍 넘어 한 단계 더 그 수준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는 하반기에는 미국이 본격적인 금리인상 내지 금리 정상화에 나설 것이므로 이 때에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흔들리면서 변동이 커진다는 판단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또 다른 정책목표인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고용지표는 질적인 측면에서 개선됐다고 보기에 어렵다”면서, "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실행에 옮겨지면서 유럽계 자금의 매수세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과 달리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 기반한 달러화의 강세와 함께. 이와 동반되는 엔약세와 유로화약세가 우리증시를 2000선에 묶어둘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지난해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할 때 국내매물을 소화하는 기간이 4월에서 7월 초순까지 3개월 가량 지속된 점도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당장 ECB에서 유동성을 공급하지만 미국 연준이 포워드가이던스에서 '인내심' 문구를 3월에 삭제한다면 국내로 유동성이 유입되는 장세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2012년 11월 이후 2년 간 달러/엔 환율이 76엔에서 90엔으로 갈 때와 90엔에서 100엔으로 갔을 때 두 경우 모두 우리증시가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 미국 달러 강세에 수반된 엔화·유로화 약세 변수도 봐야
이상재 유진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엔 환율의 영향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면서, "이번 달러 강세로 엔 약세가 또 와서 환율이 120엔이나 130엔 수준으로 가면 우리증 시는 또 가라앉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엔저(円低)'로 인해 외국인은 한국증시를 쳐다보지도 않고 엔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거나 수혜를 보는 다른 이머징시장으로 향해 한국은 소외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달러/엔 환율이 130엔선으로 올라가는 추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상재 팀장은 "현재로서는 인플레가 이슈가 되지 않아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야 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달러화지수(dollar index)의 흐름으로 봐서 일단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라야 추가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가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6월 경 미국 금리인상을 예상한다면 그 이후 스탠스에 대해 시장이 판단을 하면 달러강세가 누그러지면서 외국인들의 한국증시에 대한 시각이 정립될 것"이라며 "향후 3개월 이상 코스피는 이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도 "2월의 경우 미국과 유럽계 자금이 모두 '매수'였지만 지난해 4분기 매도 규모에 비해 매수 규모가 크지 않아 본격적인 한국시장 매수(바이 코리아)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시장을 보는 시각은 미국에 상장된 한국 ETF에 반영돼 있다"면서 "해당 ETF는 아직 저점에 머물러 있어 아직은 한국시장을 다른시장과 비교해 비중확대를 할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포인트에서 주춤하는 코스피가 한 단계 도약할지 정체할지를 놓고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만 바라보는 모양새가 강하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