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의 발단은 주인공 마이클 키튼의 딸로 나오는 엠마 스톤의 대사다. 영화 ‘버드맨’이 시작하자마자 등장하는 문제의 대사는 “이 꽃들 죄다 망할 김치냄새가 나(It all smells like fuXXing kimchi)”다. 브로드웨이에 도전한 퇴물배우인 아빠를 위해 꽃을 고르던 엠마 스톤은 동양인이 경영하는 꽃집에서 신경질적으로 이 대사를 내뱉는다.
엠마 스톤의 대사를 놓고 인터넷은 즉각 달아올랐다. 꽃집 주인이 동양인이라는 점과 김치냄새와 ‘망할(fuXXing)’이란 표현을 썼다는 점이 한국 네티즌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하지만 영화의 대사 한 줄 가지고 한국비하 운운하는 건 과민반응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논란이 되자 ‘버드맨’ 측은 즉각 해명했다. 홍보를 담당하는 이가영화사는 “절대 한국인을 비하하려는 의도를 담지 않은 대사”라고 설명했다. 영화 ‘버드맨’ 속 엠마 스톤의 급하고 신경질적인 성격을 도드라지게 표현하기 위한 설정일 뿐이라는 게 이가영화사 주장이다. 당연히 문제의 대사는 영화에서 수정되거나 잘려나가지 않는다.
짚어봐야 할 것은 ‘버드맨’ 속 문제의 대사가 한국비하와 직결되느냐다. 생각해보면 조금 억지가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김치냄새는 눈물이 날 만큼 강하고 톡 쏜다. 이런 김치냄새를 해당 장면에 집어넣은 것은 엠마 스톤의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한 단순한 영화적 연출로 봐도 무방하다. 물론 김치냄새란 표현을 쓰며 ‘망할’을 덧붙인 게 걸리지만, 이건 영어권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니 트집잡는 건 무리다.
사실 ‘버드맨’의 김치 논란을 키운 건 네티즌뿐만이 아니다. 아카데미시상식이 생중계되던 23일(한국시간) 자연스럽게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버드맨’이 주목을 받았고, 때마침 엠마 스톤의 대사를 부각한 기사가 이슈가 되면서 관련 뉴스가 수백 개 쏟아졌다. 진짜 논란이었다면 엄청나게 많은 댓글이 달렸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즉, ‘버드맨’의 김치논란은 검색어를 좇는 언론이 부풀린 꼴이다. 참고로 일부 한류 및 동양권 이슈를 다루는 매체를 제외하면, 외신 대부분이 ‘버드맨’의 김치논란에 관심조차 없는 상황이다. 일부 영화팬이 불편해하는 것은 사실이나, 영화가 가지는 표현의 자유와 그 범위를 감안한다면 '김치냄새' 논란은 그냥 웃어넘겨도 될 일이다.
다만 이번 김치논란에 대한 영화 제작사의 대응은 다소 안타깝다. 물론 홍보사가 발 빠르게 해명했지만, 요즘처럼 SNS가 발달된 사회에서 배우나 제작자가 트위터 등에 김치논란에 대한 짧은 코멘트를 내놓는 작은 성의가 아쉽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