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허식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사진)가 영전한 지 한 달 가량 지났지만,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생각하면 아직 여러가지로 머쓱해진다. 농협금융지주 계열사인 농협은행 2인자에서 단번에 농협지주의 모회사인 농협중앙회 임원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8일 농협 상호금융 대표이사에 허식 전 농협은행 수석부행장(경영기획본부장)을 선임했다. 농협지주 상무(재무관리본부장)에서 지난해 12월 16일에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으로 이동한 지 채 한 달이 안 된 시점에서였다.
허식 전 수석부행장이 갑자기 농협중앙회로 옮긴 것은 그의 뛰어난 전략과 재무 분야의 능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농협중앙회에서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전무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연말 돌연 사임하면서 연쇄적인 고위급 인사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는 김태영 전 부회장이 빠진 자리에 김정식 당시 농협 상호금융 대표이사를 선출했고, 김정식 대표이사가 떠난 자리에 당시 허식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을 발탁했다. 농협중앙회는 축산경제대표이사(선출직)를 제외하고는 각 부분 대표이사에 지역대표성을 고려하는데, 김태영 전 부회장이 부산 출신이라 경남 고성 출신의 허식 당시 수석부행장이 적합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의 100% 대주주로 농협금융지주의 머리위(모회사)에 있다. 농협은행, NH투자증권 위에 모회사로 농협금융지주가 있듯이 그 위에서 농협중앙회가 있는 것이다. 상호금융대표는 농협중앙회에서 회장 유고시 전무이사(부회장)-농협경제대표이사-축산경제대표이사 다음의 5순위로 직무를 대행하는 자리다. 또 은행 수석부행장은 집행임원이었지만, 상호금융 대표이사는 등기임원이다.
허식 상호금융 대표는 사실 임 회장이 김주하 농협은행장과 함께 농협은행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나갈 2인자(수석부행장)로 직접 선택한 인물이었다. 임 회장은 인사 당시 직접 인사 관련 보도자료에 허식 '수석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달도록 지시할 정도로 집행임원 중에서도 신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는 농협지주 시절 재무관리본부장을 맡으면서 임 회장의 전략 방향에 따라 굵직한 일을 처리했다. 지난해 연초 카드정보 유출 사태 때에는 손경익 당시 농협카드 사장 사퇴의 빈 자리에 긴급 소방수로 투입돼 카드비상대책단 단장을 맡았고, 카드사퇴 정국에서 벗어난 이후로는 농협금융 수익성 개선과 시너지 창출에 힘써 지난해 약 8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순익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특히, 국내 1호이자 농협금융의 첫 복합점포인 'NH농협금융 플러스센터'와 농협금융의 대표투자상품 브랜드 '올셋(Allset)' 탄생의 산파역할을 한 것도 당시 허식 지주 상무였다. 허 대표는 이 외에도 농협은행 시절 전략기획부장을 맡으면서 내부에서 명석함과 성실함으로 두루 신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복합점포와 복합상품을 설계했으니 그것을 은행에서 실행하라고 기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갑자기 중앙회로 차출되면서 농협금융 입장에서는 (인재를) 뺏기게 됐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조직의 부름을 받으면 이곳이든, 저곳이든 맡을 수밖에 없다"며 "줄곧 은행에 있었으니까 그런 경험을 살려 상호금융 쪽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그것도 보람된 일이다. 직접 와서 보니 상호금융도 굉장히 건전성이 좋다"고 기대를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