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점유율 업계 10위, 온라인 브로커리지 점유율 1위. 국내 모 증권사의 얘기가 아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대우증권 현지법인의 경쟁력이다.
국내 증권업계에선 해외진출 성공사례로 대우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120개 증권사가 난립해 있는 인도네시아, 이 가운데 90여개사가 약정 1%에도 못미치는 현실 속에서 일궈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우증권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현지 주식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3%를 쥐고 업계 10위권 안팎에 자리매김한 상태다. 약정 상위 증권사 대부분이 외국인 펀드주문을 수취하는 외국계증권사, 또는 블록딜(Block Deal) 위주의 국영회사임을 감안하면 그 의미는 배가된다.
특히 대우증권 인도네시아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장외거래를 제외한 온라인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실질적인 수익 기여도도 가시화된 상태다. 2013년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23% 늘어난 47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에 달한다. 국내 증권사들의 이머징마켓 진출에 있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듣는 몇몇 회사들의 경우 이익 측면에선 몇 억원 수준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대우의 이 같은 성공비결은 무엇보다 발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 일관된 중장기 전략과 이에 따른 경영권 확보 성공, 고객과 상품의 현지화로 정도로 요약된다.

류성춘 법인장(전무, 사진)은 성공 비결에 대해 "대우증권 인도네시아가 표면적으로는 2013년 경영권 지분을 전격 인수하면서 출범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총 4번에 걸쳐 지분을 확대했다"며 "이 같은 장기간에 걸친 전략으로 현지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인 결과"라고 풀이했다.
대우증권이 인도네시아에 최초 투자한 것은 2007년. 현지 이트레이딩증권 지분 19.9%를 취득하며 진출했다. 이후 2010년 38.35%(2대주주), 2013년 80%로 지분율을 확대하며 1대주주로서 확고한 경영권을 갖게 됐다.
보통 현지에 사무소를 연 뒤 법인으로 키우는 일반적인 프로세스를 밟지 않고, 현지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식을 취했던 것. 덕분에 대우증권 고객의 99% 이상이 현지 인도네시아인으로 구성될 수 있었고 큰 자산이 될 수 있었다고 류 법인장은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최초 진출시 대우증권의 발빠른 의사결정도 한 몫했다. 사실 대우가 인수한 현지 이트레이딩증권은 2002년 설립된 소형 온라인증권사다. 설립자도 국내 동서증권 출신의 한국인. 그는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현지 사무소에 파견나갔다 1998년 동서증권이 부도처리된 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 잔류, 2002년 온라인회사를 만든 것이다. 다만 이후 인도네시아 주식시장 확대 추세 속에서 자금난을 겪던 중 때마침 탄광투자 건으로 인도네시아에 오가던 대우증권의 투자를 2007년에 받게됐다.
이후 대우증권은 한국의 우수한 IT구축 노하우를 기반으로 회사의 전방위적 역량을 온라인부문에 집중시켰고, 2008년 인도네시아 업계 최초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론칭하며 온라인회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현재 대우 인도네시아의 영업모델은 HTS를 통한 고객 직접 투자인 '온라인 브로커리지'지만 앞으로는 오프라인, 홀세일, IB영역까지 기반 확대를 꾀하고 있다.
류 법인장은 "인도네시아 현지의 온라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장기로는 일반법인과 고액자산가 대상의 오프라인 영업, 외국인과 기관 중심의 홀세일 진입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해왔다.
IB부문에 대한 준비도 착착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현지 감독당국으로부터 IB업무 라이선스를 취득해 증자 등 기업금융 업무, 주식 및 회사채 인수업, M&A 등 IB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이미 현지은행 CD 발행에 단독주관사로 참여하는 가시적인 성과도 냈고, 인도네시아 진출을 준비 중인 국내기업 M&A 자문도 해주는 등 진일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류 법인장은 "현재 25만개인 인도네시아 주식계좌 수는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약 2억5000만명)의 0.1%에 불과할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며 "온라인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언더라이팅 라이선스를 활용해 점차 오프라인, 홀세일, IB 등 전 분야에서 명실상부 종합증권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증권사 한 CEO는 " 국내 증권사 중에 해외에 진출해 마켓쉐어를 상당부분 갖던가,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한 곳은 사실 대우증권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이 유일하다"며 "결국 현지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 현지상품을 얼마나 활발하게 취급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는데 이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노무라,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IB가 한국에 진출한 것이 30년이 넘었다. 그들 역시 처음부터 이익을 내지는 못했다. 해외전략은 10년, 20년을 내다보고 장기적으로 가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