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현대중공업이 최근 잇따라 보유 주식을 시장에 내다팔면서 블록딜 (block deal: 시간외대량매매)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그룹 계열사들의 블록딜에서 계열 증권사들이 수수료 수익을 챙기는 경우가 많지만, 현대중공업 계열인 하이투자증권은 오히려 딜에서 철저하게 배제되고 있어 업계 안팎에서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계열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달 20일 KCC 지분 80만3000주(7.63%)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총 4151억5100만원이다. 그런데 이 딜에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은 배제됐다. 딜을 주관한 증권사는 KDB대우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두 곳이다. 블록딜 수수료는 0.2~0.3%가량 적용된다. 10억원이 넘는 수수료가 발생하는 딜이었는데, 그룹측은 계열사를 배제한 채 딜을 진행했다.
같은 그룹 계열인 현대미포조선 역시 포스코 보유 지분 87만2000주(7.36%) 블록딜로 매각하면서 크레디트스위스(CS)에 맡겼다. 매각규모는 총 2685억원으로 수수료 수익은 수억원대이다.
이처럼 현대중공업 측이 블록딜에서 계열 증권사를 배제시키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선 '하이투자증권이 블록딜 네크워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놓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현대중공업이 다른 그룹에 비해 '계열사 밀어주기' 이슈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크워크가 부족하더라도 보통 복수로 딜을 주관하면 딜을 진행하는데 사실 크게 문제가 없는데, 원천적으로 배제한다는 것은 계열사 부당지원 노이즈에 민감한 탓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기 850억원의 자사주를 블록딜로 매각했던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하이스코가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에게 딜 주관을 맡긴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HMC는 KDB대우증권과 공동으로 딜을 주관했다. 현대하이스코는 앞서 지난 8월 1500억원치 자사주를 매각할때도 HMC와 대우측에 딜을 맡겼다.
제일기획의 2200억원어치 자사주를 삼성전자에 넘기는 블록딜에는 삼성증권이 참여했다. 또 블록딜은 아니지만 2조원 규모로 진행하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건에도 삼성증권이 다른 증권들과 함께 참여한다.
한편, 타그룹과 달리 유독 계열 증권사를 배제해 온 현대중공업그룹이 최근 보유하고 있던 한전기술 주식을 매각하는 딜에는 하이투자증권을 참여하게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5일 사모펀드를 통해 보유한 1111억원 규모의 한전기술 지분 4.69%(179만2220주)를 매각했다. 이 딜은 하이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이 주관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전기술 딜은 현대중공업이 직접 보유한 것이 아니고 매도주체가 S은행으로 잡히기 때문에 계열사가 딜을 맡을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