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금융권 초미의 관심사였던 KB금융지주 회장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다음 달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후임 인선에 금융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번 협회장 인선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관료 출신 배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차기 회장에는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전 우리은행장)과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에 따라 사실상 금융당국이 내정했던 과거 협회장 인선 관행에서 벗어나 차기 회장 후보 추천권을 가진 은행연합회 이사회 12인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 은행연합회 내달 24일 이사회 개최…사실상 차기 회장 내정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다음 달 24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0월 정기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던 만큼 앞서 임시이사회 가능성도 있지만, 다음 달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이 결정될 여지가 크다.
은행연합회 정관에 따르면 "차기 회장은 총회에서 선출한다"고 돼 있지만, 실질적으론 앞서 열리는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를 추천하고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총회는 22개 정사원으로 구성되는데 이사회의 경우 10개 회원사 행장과 은행연합회장, 은행연합회 부회장 등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이사회 멤버인 10개 은행은 시중은행 6곳(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씨티, SC은행), 특수은행 3곳(IBK기업, KDB산업, NH농협은행), 그리고 올해 지방은행 대표인 JB전북은행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10월에는 별도의 이사회가 없었고 다음 달 24일 예정돼 있다"면서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를 추천하면 총회에서 찬반투표를 하고 복수 후보를 추천하면 (총회에서) 다득표를 한 분이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병원 회장(11대)과 신동규 회장(10대), 유지창 회장(9대) 모두 단독 후보로 추천된 바 있다. 단독 후보가 추천될 경우 사실상 24일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이 내정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사회를 3주 정도 앞두고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종휘 이사장, 조준희 전 행장,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등의 물밑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분위기 이전에는 윤 전 행장과 김 전 행장이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거론된 것이 사실이다. 현 박병원 11대 회장을 포함해 9·10대 회장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현 박 회장(행시 17회)은 재정경제부 1차관과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신동규 전 회장(행시 14회)은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과 수출입은행장을, 유지창 전 회장(행시 14회)은 금감위 부위원장과 산업은행 총재를 거쳐 은행연합회장에 선출된 바 있다.
윤 전 행장(행시 21회)은 금감위 부위원장과 기업은행장, 외환은행장을 역임했고, 김 전 행장(행시 23회)도 금감원 수석부행장과 수출입은행장을 거친 바 있어 은행연합회장의 '정통 코스'를 밟아온 것이 사실이다. 박병원 회장 선임 때까지도 금융당국 차원에서 차기 회장을 사실상 내정했던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역대 은행연합회장 10명 중 7명이 경제관료 출신인 점도 이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협회장 인선에선 4명의 유력 후보군 중 윤 전 행장과 김 전 행장 등은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협회장 인선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고, 세월호 사고 이후 민간 협회장 인선에 관료 배제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차기 회장에) 어떤 분이 돼야 한다 말아야 한다 얘기를 일절 안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 인선은 손해보험협회장 선임 절차와 비슷하게 적용될 것"이라며 "아마도 관료 쪽은 (회장 후보로) 안 들여다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과거엔 (회원사들도) 관료 출신이 협회장으로 가야 일을 잘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런 것(사전조율)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배제하는 분위기"라며 "관료 출신이라도 훌륭한 분이면 회원사들이 추천할 수 있겠지만, 이젠 회원사들이 그런 것(사회 분위기)까지 고려해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은행장들도 (차기 회장 인선과 관련해) 처음 하게 되는 일이니까 어떻게 해야 하나 약간 헷갈릴 수 있겠지만, 손보협회에서 (업계 출신을) 잘 선출한 사례가 있으니까 벤치마크해서 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관료 출신 배제 분위기 속에 이종휘 이사장과 조준희 전 행장이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일각에서 현 연합회 이사회 멤버인 이순우 우리은행장과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다크호스로 언급되고 있지만, 이 행장은 연임될 것이란 예상이 많고 하 전 행장은 외국계은행장 출신이란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차기 회장직에 도전하는 분들이 지원서를 제출하는 별도의 절차는 없다"면서 "이사회에서 내부 회의를 거쳐 추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