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서 "샌프란시스코 사고 제재 수위 낮춰야"
[뉴스핌=정경환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고 처분을 앞두고 이른바 동정론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에 다음달로 예정된 정부의 행정처분 결과가 어떻게 귀결될지 업계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의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사고에 대한 처분 수위를 놓고 업계 내 동정론이 퍼져 나가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전날 국토교통부에 보낸 공문을 통해 "대한민국 국토부가 계획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제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IATA 관계자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이번 사고의 추정원인이 일련의 의도치 않은 실수와 과도하게 복잡한 시스템 그리고 훈련의 결함임을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다"며 "항공사의 고의적이고 노골적인 위반이나 태업행위가 아니라면, 항공사고를 범죄행위로 취급하는 것은 그 어떤 목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운항정지 처분과 같은 제재를 부과하는 것은 해당 항공사의 생존에 영항을 줄 뿐만 아니라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들, 유관 업체, 지역 경제 및 도착지 국가 모두에 경제적 손실을 야기시킬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행정처분 계획을 재고해 주기를 정중히 건의한다"고 전했다.
IATA 뿐만 아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루프트한자항공과 필리핀항공 등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43개 항공사들이 국토부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보낸 바 있다.
이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행정처분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여·야 구분없이 이어졌다.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7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사고 조사를 하는 이유는 처벌이 아니고 사고 예방에 있다"며 "사람의 실수를 항공사 책임으로 하면 더 큰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에 운항정지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희국 의원도 "영업정지 시킨다고 미리 보도해버려 기업이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법과 제도 그리고 규정 시행은 깊이 생각하고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시뮬레이션해서 확신이 설 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뿐만 아니다. 야당 의원들 또한 이 같은 의견에 동조의 뜻을 나타냈다.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샌프란시스코 노선은 탑승율과 매출 높은 알짜 노선으로, 외국인 탑승비율도 높아서 국적사 이미지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2000년 이후 운항정지 처분 사례가 없는 것을 보더라도 운항정지는 너무 과하고 과징금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병윤 통합진보당 의원은 "대부분 국가가 항공기 사고에 운항정지 처분을 거의 안하고 있고, 미국도 2009년 이후 최근까지 6건 사고에 대해 조종사 과실이 있었지만 과징금 처분을 했다"며 "적절한 행정처분은 필요하나 국익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업계 내에서는 이 같은 동정 분위기가 정부의 처분 결정에 있어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로 '운항정지' 처분은 다소 과하다는 쪽으로 힘이 실리는 양상"이라며 "국토부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오는 11월 초순 경 아시아나항공의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처분을 놓고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에 결정을 되도록 빨리 내리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로, 다음 달 초순 내지는 중순 경에는 심의위원회가 열릴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