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돈 안되는 사업이에요. 홍보효과와 지역 주민들을 위한 편의 제공의 의미가 더 커요"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를 비롯해 대형 빌딩 엘리베이터에 자리잡은 미디어보드 광고판에 대해 수익 없는 사업이라며 이같이 잘라말했다.
미디어보드는 기존에 5만~10만원 상당으로 이뤄지던 아파트 벽 보드 광고에 비해 음성과 영상이 지원되며 다양한 화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사물인터넷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아파트 부녀회를 비롯해 해당 주민들에게 지원금 명목으로 뒷돈까지 뿌리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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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서울시 서초구 A 아파트에 설치된 LG유플러스 미디어보드) |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미디어보드 시장 규모는 대략 4만대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 2011년 등장한 이후, LG유플러스가 2만2000대, KT가 1만5000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아파트 미디어보드 사업 확대를 위해 지원금 명목으로 수십에서 수백만원의 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설치를 위한 경쟁입찰 과정에서 부녀회와 아파트 주민들에게 지급되는 돈이다. 마치 휴대폰 불법 보조금 처럼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일종의 '당근'이다.
더욱이 최근들어 아파트 부녀회의 조직적인 비리가 사회적인 이슈로 불거지면서 부녀회 핵심일원에 추가적으로 돈이 지급되고 있다는 말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말이 경쟁입찰이지 사실상 지원금액에 따른 수의계약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서울 강남의 A아파트 관리소장은 "애초부터 지원규모에 혹해 LG유플러스를 선택해 놓고 입찰을 진행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미디어보드 시장에서 선두로 치고나가고 있는 LG유플러스의 경우 300만~500만원 상당의 심장 제세동기까지 아파트에 제공하며 시장 확보에 혈안이 된 상황이다.
경쟁사인 KT가 아파트 지원금을 권장하지 않고 아파트 유치전에 미온적인 대응을 보이는 것에 반해 LG유플러스는 신축아파트에 이어 구형 아파트까지 돈을 뿌리며 세를 불리고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의 주장대로 미디어보드가 돈 안되는 홍보의 수단에 불과할까.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보드 사업은 지역 광고의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며, 누구나 엘리베이터에서는 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수익적인 효과도 어마어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LG유플러스가 돈이 안되는 사업에 이처럼 대대적인 투자를 할리가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미디어보드 한대당 수백만원의 광고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인해 제세동기 설치에 아파트지원금을 뿌려도 남는 장사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의 A 아파트 주민은 "부녀회가 없는 아파트라서 주민들이 LG유플러스의 제공사항을 보고 선택하게 된 것"이라며 "현금 지원도 상당수 받은 것으로 알고있고 조금 시끄러워서 불편하지만 주민 입장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라고 말했다.
사회공헌의 의미라고 보기에는 LG유플러스의 미디어보드 관리도 철저하다. 때때로 수리 및 점검의 명목으로 현장을 방문해 볼륨을 높이고 가는 경우도 다반사다.
수도권의 B 아파트 주민은 "처음에는 LG유플러스의 지원규모를 보고 반대하는 이가 적었지만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며 "볼륨을 줄여놓으면 다시 LG유플러스 측에서 직원이 볼륨을 키우고 돌아가는 경우도 빈번해 이에 대해 주민들끼리 논의해 철거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사실 간접홍보의 수익은 크지 않으며 지역의 한의원 같은 곳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한 사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