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지난 4일 유럽중앙은행(ECB)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에도 독일 채권은 약세(금리 상승)를 보였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여타 유로존 국가들의 채권가격이 큰 폭의 강세를 보인 것과 상반되는 행보였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인하와 더불어 자산유동화증권(ABS) 및 커버드본드 매입을 10월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1.8bp나 하락한 2.354%를, 스페인은 8.8bp 내린 2.184%로 마감했다. 반면 최근 금리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며 랠리를 벌였던 독일 국채 금리는 1.6bp 상승한 0.976%을 기록했다.
이같이 상반된 행보를 보인 이유는 ABS 매입 등에 따른 집행 부채 부담이 재정이 안정적인 독일에 비교적 크게 전가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국가 부담이 커질 것을 경계한 독일은 최근까지 채권매입을 계속 반대하기도 했다.
실제로 ECB 인하 발표 당시 채권이 강세를 보인 국가들은 유로존 내 재정 취약국에 속한다. 재정 취약국의 국채는 금리대가 비교적 높아 수익률 메리트도 있다.
김영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ECB가 양적완화를 결정하면 독일이 부담해야 하는 부분이 클 수밖에 없어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이라며 "물론 ECB 완화 기대를 일정부분 선반영한 측면도 있으나 최근까지 독일이 채권매입을 반대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럽에 실질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독일 등 유로존 국채가 다같이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된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유럽에는 주로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데 펀드를 구성하는 나라 대부분이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고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자금 유입 이후 결국 유럽 국채금리가 다같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ECB뿐만이 아니라 인플레가 안정돼 있고 경기 부양에 나서려는 신흥국들도 금리 인하를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CB 인하가 국내 금리 인하 압박의 빌미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ECB를 빌미로 정부가 계속 인하를 밀어붙일 것이고 단타 트레이딩 세력들도 이를 이용해 장을 흔들려고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8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니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를 원하는 것 같지는 않아 금리 등락폭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