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시가총액 2조원에 달했던 서울반도체가 실적을 발표한 뒤 하한가까지 곤두박질치면서 코스닥 시장을 흔들어놨다.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과 실망스러운 3분기 가이던스를 공개하면서 충격을 준 것이다. 이를 감지했던 일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어닝쇼크 직전 4거래일동안 220만주를 팔아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울반도체의 주가는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밀린 채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며 654만주의 대량거래가 발생했다. 이같은 거래량은 2년반만에 최대 수준이다. 외국인이 138만주, 기관이 99만주를 각각 순매도했다.
다만 수급동향을 보면 일부 투자자들은 '어닝쇼크'를 감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수개월간 뚜렷한 수급방향을 보이지 않았던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달 25일부터는 명확하게 매도세로 방향을 바꿨다. 주가 역시 이때부터 하락추세로 돌아섰다. 31일의 하한가를 회피할수 있었던 선매도 물량(25일~30일 순매도 기준)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0만주, 141만주다.

더 눈에 띄는 거래는 지난 3월 초 있었던 블록딜이다. 테마섹은 3월 4일 블록딜을 통해 보유물량의 60%인 410만주를 처분했다. 할인률(전거래일 종가대비 0.75%)이 크지 않았고, 테마섹 스스로 나머지 보유물량에 대해 3개월의 보호예수를 걸어 시장의 반응은 오히려 긍정적이었다. 4만5000원 안팎이던 주가는 며칠 후 5만원을 넘어 4년여만에 최고점에 근접했다.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2만8000원대의 주가를 기록하기 5개월전이다. 다만 테마섹이 나머지 보유 물량에 대해 보호예수가 끝난 지난 6월 4일 이후 실제 매도에 나섰는지 여부는 추적이 어렵다. 테마섹의 지분율은 당시 거래로 11.8%에서 5% 밑으로 떨어져 공시 의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 나온 뒤 애널리스트들은 앞다퉈 실적 전망치와 목표가를 낮춰잡았다. 조명LED 산업이 본격적인 치킨게임 국면에 돌입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LED조명 시장이 중저가 제품 중심으로 성장하는데 서울반도체는 하이엔드급에 주력하고 있는데다 중저가 제품군에서는 중국과 대만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는 서울반도체가 치킨게임에서 승자가 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긍정적인 시작을 내비쳤지만 실제로 치킨게임이 진행된다면 그 기간동안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데는 이견이 별로 없다.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조명시장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후발주자들의 추격 속도가 빠르다"고 지적했다. LED조명 시장이 가파른 성장추세를 보이는 것은 맞지만 플레이들의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 애널리스트는 "기존 백라이트유닛(BLU) 중심의 업체들도 생존을 위해 조명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고 있고, 중화권의 수많은 이름 모를 업체들도 공격적인 증설과 조명시장 진입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만과 중국의 주요 LED 업체들이 높은 가동률과 사상 최고 매출액을 기록하는 반면, 서울반도체의 매출과 가동률이 정체되는 이유는 LED 조명 산업이 현재 중국을 중심으로 중저가 제품이 성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반도체의 전략에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애널리스트는 "시장 선도 업체인 서울반도체의 마케팅 비용 증가, 세컨티어 업체들의 성장, 이익률의 감소는 조명 고객들의 협상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반증한다"면서 "서울반도체의 하반기 매출 확보 전략은 수익성의 추가 훼손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반도체는 지난 2분기에 매출 2485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47%가량 밑도는 것이다. 회사측이 제시한 3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매출 2700억원, 영업이익 189억원이다. 3분기 가이던스 영업이익 역시 컨센서스를 44% 하회하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