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업무 태만이 '동양 사태'의 피해를 키웠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동양그룹이 회사채 돌려막기로 부실을 눈덩이처럼 불리고 있는데도 오히려 금융위는 이를 금지하는 법규정을 삭제했고 금감원은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를 알고도 뒷짐만 지며 개미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감사원은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기업어음ㆍ회사채 등 시장성 차입금 관리감독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시민단체들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지난 1월부터 금감원과 금융위, 한국산업은행 등을 대상으로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등 시장성 차입금 관리·감독 실태를 점검했다.
감사원은 동양증권이 투기등급의 계열사 CP와 회사채를 개인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금감원이 '불완전판매(상품의 기본내용과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것)'를 알고도 사실상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동양증권의 다수 지점이 투자 위험성 표시를 생략한 불법 광고전단을 이용해 CP와 회사채 투자를 권유하고 있는데도 금감원은 특별한 조치 없이 이를 내버려뒀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동양그룹이 한창 부실을 키워가던 당시 동양증권이 계열사 지원 목적으로 CP를 부당판매하고 있는 사실을 적발하고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융위는 지난 2005년 신탁업무규정을 개정하면서 증권사들의 수익 기반 확대를 위해 신탁업을 겸업할 수 있도록 했다. 신탁업은 금융사가 고객 요청에 따라 다양한 대상에 투자하는 것으로 과거에는 은행권에만 허용됐다.
대신 금융위는 관련 규정에 '계열사 지원금지 규정'을 넣었다. 대기업이 대주주로 있는 증권사의 경우 신탁업으로 모집한 고객의 돈을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는데 쓸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산업은행의 경우 동양그룹 주력기업인 동양메이저의 주채권은행으로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약정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부당한 자금지원으로 부실을 키우는데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결과와 관련해 동양증권의 회사채 불완전판매 행위에 대한 감독을 태만히 한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 담당 국장과 팀장의 문책을 요구했다. 계열사 지원 목적의 CP 판매에 대해서는 검사를 강화하고 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토록 주의를 요구했다.
금융위에 대해서는 금융투자업규정에서 계열사 지원금지 규정을 삭제하고 이를 뒤늦게 개선한 관계자 4명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산업은행에는 동양메이저에 주식매입용 자금을 부당 지원한 사실을 관련 팀장 2명의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현 회장 대신 동양시멘트 주식을 매입한 동양메이저 관계자에 대해서는 업무상 배임 소지가 있다고 판단,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를 제공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