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국내 주요 은행의 준법감시인은 직위가 대부분 상무급(본부장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에서는 부장급 인사가 준법감시인을 맡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내부통제의 준수여부를 점검해야 할 준법감시인이 상급 임원인 부행장 등을 상대로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한은행은 본부장-부행장보-부행장 직위를, 하나은행은 본부장-전무-부행장 직위체계를 갖고 있다. 두 은행의 본부장은 상무급이라고 보면 된다. 기업은행은 본부장-부행장 직위로 돼 있다. 기업은행의 본부장은 상무·전무급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농협은행은 부장급이 준법감시인을 맡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다른 부서의 부장급이지만, 준법감시인은 은행장 직할로 집행간부(부행장) 전결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권에서는 이 같은 체계에서는 내부통제기준 준수여부를 점검하고 위반한 경우 이를 조사해 감사위원회에 보고해야 하는 준법감시인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 준법감시인은 "영업 쪽이 드라이브를 세게 걸어 영업이 과도해지거나 과당경쟁이 있을 때 제동을 걸어줘야 하는 게 준법감시인"이라며 "영업 쪽은 부행장이고 이쪽의 직위가 낮으면 말발이 안 서는 문제가 있다. 최소한 동급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서도 이런 상황을 고려, 준법감시인 제도 개선책을 이달께 나올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강화방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준법감시인을 꼭 부행장으로 만들어라는 것은 우리 메시지가 아니다"며 "(직위상 차이 탓에) 실무적으로 일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차원에서 일 할 여건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위뿐만 아니라 인력 운용, 실질적으로 그 업무를 담당하게 하는 이들에 대한 통제권한 등 전반적인 것까지 보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준법감시인의 과도한 겸임 문제 역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라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준법감시인이 감시인 본연의 역할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겸임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준법감시인이 흔히 겸임하고 있는 '법무' 업무가 임직원의 업무 수행이 현 법체계에 위반되는지를 판단하는 업무가 아니라 법 체계를 빠져나가는 구멍을 연구하는 업무라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이미 내부통제 강화 방안의 하나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안'에 준법감시인의 임면 등의 사항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해 놓았다. 이 법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에서는 사내이사나 업무집행책임자 중에서 준법감시인을 선임해야 하고, 준법감시인을 해임할 경우 이사 총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했다.
또한 준법감시인의 임기는 2년 이상으로 하고 문책경고나 감봉요구 이상에 해당하는 조치를 받지 않으면 자격을 박탈하지 않도록 했다. 현재는 '주의'만으로도 감시인이 면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단 은행권을 우선으로 해서 시행하지만, 추후 확대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타 업권과의 협의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꼭 법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관련 법의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