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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극 '봄날은 간다' 리뷰] "봄날은 누구에게나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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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윤원 기자] “‘봄날’은 누구에게나 다 가는 거지요. 다시 되돌릴 수는 없어요.” 배우 김자옥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낀 삶의 작은 진리를 덤덤히 되짚었다.
 
악극 ‘봄날이 간다’는 남편 동탁(최주봉)에게 버림받고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와 고약한 시어머니(최선자), 폐병을 앓고 있는 시누이를 보살피며 생과부로 힘겹게 살아가는 명자(김자옥)의 일생을 그린다. 그러던 와중 6·25 전쟁이 발발하고, 명자는 고된 삶을 아들 하나만 바라보며 버틴다. 하지만 하나 뿐인 아들마저 베트남 전쟁으로 잃고 절망에 빠진다. 
 
가장 놀라운 것은 격동의 수십 년을 단 120분에 담아낸 점이다. 짧다면 짧은 120분 안에 시대의 애환과 섬세한 감수성이 고스란히 스며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건 촘촘한 구성과 배우들이 선보이는 감정선의 완급 조절이다. 
 
동탁과 명자의 관점이 절묘하게 교차되면서 극의 잔잔한 비극성은 극대화 된다. 서로 만날 수 없는 두 사람이 각자의 사정으로 나란히 울부짖거나 또는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킨다. 
 
그러나 작품성과는 별개로, 공연을 찾은 전 연령층 관객이 무대에 눈을 떼지 않고 120분을 집중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남는다. 
 
사건보다 감성에 치우친 에피소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신파적 전개는 청·장년층 관객의 구미를 당기기에 부족하다. 극 중 명자의 희생적이고 비통한 인생사를 보며 ‘공감’하기 보단 ‘이해’를 하는 세대라 더욱 그렇다. 
 
다만 연령층에 따라 관객 반응은 크게 엇갈리는데, 실버세대 관객이 특히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관객들은 명자의 삶에 어머니의 모습을 덧그리며 추억과 그리움에 빠져들었고, 공연장을 떠나며 뜨거워진 눈시울을 훔치기도 했다. 
극 중 명자로 분해 ‘어머니’의 일생을 연기하는 김자옥과 더불어 30여 년 간 악극 트로이카로 불리며 무대를 지켜온 최주봉, 1990년대 ‘번지없는 주막’으로 악극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던 마당놀이의 대부 윤문식이 출연한다. 최주봉과 윤문식은 10년 전 배역 그대로 남편 동탁과 쇼단 단장역을 맡았다.
 
‘만리포 사랑’, ‘꿈이여 다시 한번’, ‘갑돌이와 갑순이’, ‘청실홍실’, ‘여자의 일생’, ‘서울의 찬가’, ‘봄날은 간다’ 등 귀에 익은 멜로디의 옛 가요들을 10인조 오케스트라의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 반갑다.
 
지난 2003년 초연 이후 11년 만에 막이 오른 악극 ‘봄날은 간다’는 전통 공연 장르인 ‘악극’의 부활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라이선스 뮤지컬 등 각종 해외 공연이 국내 공연 문화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요즘, ‘우리 것’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현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악극 ‘봄날은 간다’는 오는 5월25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6월7일~8일 대전 충남대 정심화홀에서의 첫 지방공연을 시작으로 7월5일~6일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7월12일~13일 대구 경북대 대강당, 7월19일~20일 부산 소향아트홀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쇼플레이 제공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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