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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해피아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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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점검·검사기관 장악, 정부 관리·감독 기능 무력화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세월호 참사의 발생 원인과 사고 처리 과정을 둘러싸고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의 적폐(積弊, 오랫동안 쌓여 온 폐단)가 주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해피아가 해양 안전이나 운항을 담당하는 산하기관 등에 '낙하산'으로 내려가고 이들이 정부의 여객선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주범으로 떠오른 것이다.

세월호를 안전점검하고 출항 전 검사에서도 적합하다고 평가한 한국선급과 한국해운조합의 전·현직 회장과 이사장은 대부분 해피아였다.

1960년 민간해운사들이 출자해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한국선급의 경우 이번 참사로 사임한 전영기 회장은 내부 출신이지만 그간 12명의 회장 가운데 8명이 해수부나 정부기관 관료출신이었다.

이번 참사로 사임한 해운조합 주성호 이사장은 국토해양부 2차관 출신으로 해수부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관료 출신이다. 주 이사장 말고도 해운조합 역대 이사장 12명 가운데 무려 10명이 해수부 관료다.

여객선의 안전관리를 맡은 두 민간기관이 해피아들의 대표적인 재취업기관으로 전락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운업체의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이 그 해운사의 안전운항을 지도하고 감독하고 해운업자들이 출자한 한국선급이 그 해운사의 선박검사를 하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행태가 계속됐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되돌이켜보면 해운조합은 승객명단을 확인하지 않았고 탑승인원과 선원수도 엉터리로 점검해 허위보고서를 올렸다.

그래서 처음에 세월호에 475명이 탔는지 476명이 탔는지 헷갈렸고 과적된 화물량이 얼마인지도 몰라 현재 검찰이 화물을 맡긴 사람들을 대상으로 역추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여객선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한국선급의 경우 선박변경검사 및 안전진단이 책임이 있었지만 지난 2월 안전하다고 한 46개 구명정 중 펼쳐진 것은 단 하나뿐이었다.

최근 설계도면이 변경됐으나 한국선급이 갖고 있는 설계도와 달랐다. 증축된 사실도 전혀 몰랐던 것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에 따르면 해수부 산하기관은 모두 14곳인데 이중 9곳의 기관장이 해피아로 분류된다.

해양수산부 산하기관 14곳 가운데 9곳이 해피아다. 그나마 나머지 2곳은 관료 출신이 꿰차고 있다.

선박안전기술공단, 해양환경관리공단,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인천항만공사, 부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한국어촌어항협회, 항로표지기술협회 등이 모두 해피아 출신이 이사장이나 원장, 사장을 맡고 있다.

정부부처 가운데 해수부의 규제 권한은 1491건으로 2443건인 국토교통부에 이어 2위다. 그만큼 산하 기관이나 연관 기업에 '갑'의 횡포를 부릴 여지가 많고 이를 악용해 퇴직자들을 위한 '낙하산 인사'를 당연시 하는 관행이 자리잡았다.

새누리당 윤명희 의원에 따르면 선박안전기술공단의 선박 검사 합격률은 100%에 육박했다. 2010년 99.99%, 2011년 99.98%, 2012년 99.96%로 검사를 하는 의미 자체가 없는 수준이다.

공단은 최근 3년간 간부 4명이 선박 검사에서 점검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가 적발당했지만 징계 수준은 매우 낮았다는 후문이다.

이 공단의 부원찬 이사장은 최근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또 해수부의 업무인 해양과 수산이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문적이다보니 해양대와 수산대 등 특정 학교에서 배출된 인력이 주로 담당하게 되고 특정 대학 출신 '끼리끼리'의 두터운 학맥이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해수부 장관이 대부분 정치인 출신들로 채워진 것도 해피아를 근절하지 못하는 원인 중의 하나로 지목받는다.

해수부 역대 17명의 장관 가운데 해수부 내부 출신은 이항규, 최낙정, 강무현 장관 3명에 불과하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현장에서 진두지휘한 이주영 해수부 장관은 해양에는 문외한인 정치인 출신이고 정작 해양전문가였던 윤진숙 전 장관은 부족한 정무감각으로 물러나야만 했다.

정부 관계자는 "해수부 업무가 전문적인 게 많다보니 아무래도 해양대처럼 특정대학 출신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고 자연스레 이너써클(inner circle)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특히 자체적인 인·허가권이 많기 때문에 해피아가 형성되기 좋은 상황이 지속돼 왔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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